[마켓인사이트] '50년 역사' 한국공작기계 매물로

입력 2019-09-23 17:23   수정 2019-09-24 02:47

마켓인사이트 9월 23일 오전 6시

중견 제조업체 한국공작기계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1969년 설립돼 50년 가까이 이어오다 2016년 7월 조선업 침체 등에 따른 자금난으로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지 3년여 만이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공작기계의 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창원지방법원은 최근 매각주관사로 청남회계법인을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시작했다. 한국공작기계는 2017년 3월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았지만 최근 3년간 누적 손실이 1000억원에 달하는 등 경영 개선에 실패해 매각이 추진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법원은 다음달 2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받은 뒤 11월 13일 본입찰을 할 예정이다.

맞춤형 공작기계인 대형 CNC선반 등을 주력으로 제조하는 한국공작기계는 한때 경남 창원산업단지를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로 꼽혔다. STX조선해양의 1차 협력사로 2010년엔 코스닥 상장사인 선박용 엔진벨브 제조업체 케이에스피를 인수하며 사업 확대에 나섰다. 2010~2011년까지는 연간 매출이 1100억원을 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공장 투자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조선업 불황 등 영향으로 매출이 2014년 877억원, 2015년 793억원으로 계속 쪼그라들었다.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118억원에서 166억원으로 불어나 결국 2016년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한국공작기계는 회생계획안 인가를 계기로 부실자산을 상당히 제거했다. 하지만 한국공작기계 매각을 장담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구조조정업계의 시각이다. 수주가 급감하는 등 공작기계 업황이 좋지 않아서다.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 공작기계 수주는 전년 동월 대비 35% 감소한 1859억원에 머물렀다. 올해 1월 이후 6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하락세가 이어진 것이다. 공작기계업계는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국내 제조업 경기 불황, 설비투자 위축 등을 요인으로 꼽고 있다. 한국공작기계가 회생절차 인가를 받은 이후인 2017년(263억원 영업손실)과 2018년(106억원 영업손실)에도 연이어 영업 적자를 낸 이유다.

여기에 공작기계 핵심 부품인 수치제어반의 90% 이상을 공급하는 일본이 이를 수출 규제 항목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어 업계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유력 후보여야 할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같은 전략적 투자자(SI)는 물론이고 구조조정 전문 사모펀드(PEF)도 한국공작기계 인수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공작기계산업이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동종 업종에서 인수 후보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회생절차를 통한 구조조정을 거친 한국공작기계가 향후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지가 매각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리안/황정환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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