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택배하자 이케아 온라인으로…쫓고 쫓는 가구업계

입력 2019-10-02 13:31   수정 2019-10-02 13:32



국내 대형 가구업체들이 잇따라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인구 증감률이 중요한 가구업 특성에 따라 인구 절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토교통부는 택배운송사업자 공고를 내고 한샘의 자회사 '한샘서비스원'을 포함한 18개 택배 사업자를 새로 공고했다. 한샘서비스원은 분해된 상태로 배송되는 한샘 가구와 인테리어 제품을 전문 시공 기사를 투입해 조립과 설치까지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샘은 그동안 최대 경쟁업체인 이케아에 비해 배송 서비스가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택배 사업자 선정으로 소비자 주문 후 배송까지의 기간을 최소 1일에서 최대 4일로 정해 시간을 단축한다. 또 기존 택배업체가 다루지 못했던 조립품, 중량물, 깨지기 쉬운 품목까지 서비스를 확대해 소비자 편익을 개선할 계획이다.

최근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갈수록 중저가 조립형 가구 수요가 늘고 있고, 매장에 방문해 가구를 구입하기보다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

실제로 가구업계에 따르면 올해 온라인 가구 시장 규모는 3조3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지난해 3조1000억원 보다 6% 커졌다. 하지만 제품의 부피와 무게, 장기간 납기, 조립서비스 부재 등이 문제점으로 꼽혀 왔다.

한샘 관계자는 "택배 사업자 선정으로 한샘 제품을 넘어 국내 전체 가구와 조립배송이 필요한 상품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가구·인테리어 시장뿐만 아니라 급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가구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케아코리아는 온라인몰을 강화하고 도심에 체험형 팝업스토어를 늘려 변화를 꾀했다. 이케아코리아는 지난 8월 2019년 회계연도(2018년 9월~2019년 8월) 추정 매출액이 5032억원, 매장 방문객 수는 850만 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대비 매출은 5% 증가했지만 방문객 수는 870만 명에서 2.3% 줄었다. 매출만 놓고 보면 2016년 3450억, 2017년 3650억, 2018년 4802억에 비해 성장세가 다소 둔화됐다.

이케아코리아는 도심에서 매장까지 접근성이 취약하다는 점을 파악하고 지난해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온라인몰을 오픈했다. 8월 기준으로 온라인몰 누적 방문객 수는 3850만명이다. 현재 이케아는 온라인몰로부터 발생하는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론칭 후 1년 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또한 올해 추가로 지점을 개점해 성장세를 회복할 방침이다. 오는 12월12일 기흥점을 열고 내년 1분기 중 동부산점을 개점한다. 또 내년 상반기에는 도심형 매장을 추가로 열어 소비자 접근성과 편의성 향상에 주력할 예정이다. 도심형 매장은 이케아가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시험 운영 중인 매장으로, 기존의 도심 외곽에 개설한 대형 매장과 달리 소규모로 운영된다.



현대리바트는 내년부터 욕실 리모델링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한다. 이를 통해 주방과 욕실을 묶어 한 번에 시공할 수 있는 패키지상품으로 소비자를 공략한다. 이 프로젝트가 현실화되면 '리하우스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는 한샘과의 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리바트가 리모델링 시장에 주목한 이유는 침체된 건설 경기 속에서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은 2017년 28조4000억원에서 2020년 41조5000억원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중 욕실 리모델링 시장은 5조원 규모에서 향후 7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리바트는 이를 통해 토털 인테리어 업체로의 전환을 계획 중이다. 지난 2월 이탈리아 세라믹 타일 제조기업 '플로림'과 독점 계약을 맺고 세라믹 타일 유통사업을 시작했다. 지난달부터는 부엌가구 브랜드 '리바트 키친'의 프리미엄 제품 등에 세라믹타일을 적용하는 등 품질 고급화에도 나섰다. 향후 현대L&C가 보유한 건자재 네트워크를 활용해 고급빌딩과 아파트 인테리어용 세라믹타일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구업계는 인구가 줄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생존을 위해 리모델링, 택배를 시작으로 앞으로는 보안, 환경 등 다양한 방면으로 사업을 다각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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