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화성 8차사건, 그것도 내가 했다" 주장 파문…"난 무죄" 옥중 인터뷰 진실이었나

입력 2019-10-04 19:48   수정 2019-10-04 19:58



최근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가 자신이 맞다고 자백한 이춘재(56)가 모방범죄로 밝혀진 8차 사건까지 자신이 저질렀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사건을 수사중인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는 4일 이씨가 8차 사건도 자신의 소행이라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24∼27일까지 부산교도소에서 이뤄진 대면 조사에서 8차 사건을 포함한 10건의 화성사건과 다른 4건까지 모두 14건의 살인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이씨의 주장이 맞다면 화성사건으로 포괄적으로 분류됐던 10건의 살인사건은 모두 이씨가 저지른 셈이 되며 실제 8차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된 윤모(22) 씨의 수사는 어떻게 됐는지 의문을 자아낸다.

문제가 된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당시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의 한 주택에서 박모양(13)이 숨진채 발견된 사건이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과 범행 수법이 유사했으나 모방 범죄로 알려졌으며 이듬해인 1989년 7월25일 윤씨가 범인으로 검거돼 처벌을 받았다.

당시 경찰은 현장에서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체모를 발견하고 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방사성동위원소 감별법 분석 결과를 받았다. 그 결과 체모의 혈액형이 B형이며 체모에 다량의 티타늄이 함유됐다는 내용을 전달받고, 화성 일대에서 티타늄을 사용하는 생산업체 종업원 가운데 혈액형이 B형인 사람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수사를 펼쳤다.

이 과정에서 100여 명의 체모가 채취됐는데 경찰이 의뢰한 동위원소 성분이 윤씨의 것과 일치된다는 답변을 받고 1989년 7월 그를 피의자로 검거했다.

이후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은 윤씨는 자신이 무죄라는 취지의 옥중 인터뷰를 한 사실이 있다.

경찰은 이씨가 모방범죄로 밝혀지고 범인까지 검거된 사건마저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함에 따라 이씨 자백의 신빙성을 검증하고 있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춘재가 한 자백에 8차 사건이 포함되었다면 매우 심각한 문제다"라고 밝혔다.

승 연구위원은 "이춘재 자백이 사실이라면 억울하게 수감생활을 한 당사자가 있는 사건이 된다"면서 "경찰은 8차 사건에 대한 자백은 신중하게 신빙성을 확인하고 브리핑을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8차 사건까지 자신이 했다는 이춘재의 자백 때문에 현재 14건에 대한 자백 역시 믿기 어렵게 됐다"면서 "이춘재의 자백이 신뢰성이 있다면 8차 사건은 경찰의 강압수사로 인해
억울한 한 사람의 삶을 통채로 앗아간 치명적 오점을 남긴 사건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