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社 CEO는 출장 중…글로벌 '5G 영업'에 사활

입력 2019-10-22 16:54   수정 2019-10-23 11:34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의 해외 행보가 잦아지고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 사례를 알리고 사업 기회를 찾기 위해서다. 5G 최초 상용화의 이점을 발판 삼아 기술과 콘텐츠 등을 수출하는 성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각자의 전략과 스타일은 다르다.


콘퍼런스 강연하고, IT 거물 만나고

5G의 잠재력 홍보에 가장 먼저 나선 건 KT의 황창규 회장이다. 그는 미래 먹거리로 5G를 점찍고 한 발 앞서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최초로 5G 서비스를 시연하면서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015년과 2017년, 2019년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래스(MWC)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5G의 미래에 대해 연설하기도 했다.

이런 활동 덕분에 황 회장은 ‘미스터(Mr) 5G’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5G 전도사를 자처한 그를 보고 고객관계관리(CRM) 기업인 세일즈포스의 마크 베니오프 CEO가 지어준 별명이다. 그는 행사기간 내내 정·재계 글로벌 리더에게 한국의 5G 경쟁력을 알리고 다녔다. 이런 인연으로 다음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세일즈포스의 연례행사인 ‘드림포스’에 참석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2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개막한 MWC 2019에 참석한다. 여기서 그는 전 세계 이동통신 사업자들과 만나 5G 등에 관한 협력을 논의한다. 그동안의 성과를 설명하고 또 다른 비즈니스를 만들 기회다.

박 사장의 해외 행보는 주로 실질적인 사업 기회를 찾는 방식으로 이뤄져 왔다. 그는 올초 해외 기업들과 공격적으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대표적인 게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이다. 이달에는 MS와 함께 5G 시대 새 먹거리로 떠오른 클라우드 게임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외에도 최근 일본 라쿠텐에 5G 네트워크 기술 수출, 싱클레어방송과 5G 기반 방송 솔루션 개발, 도이치텔레콤과의 테크 합작사 설립 협력 등도 박 사장이 내놓은 성과물이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5G 콘텐츠 사업에 적극적이다. 세계 최초 상업용 증강현실(AR) 스튜디오를 세우고, 올해에만 AR 분야에 1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해외 행보 역시 콘텐츠 사업 기회 확보에 집중돼 있다. 9월 실리콘밸리로 가 구글, 넷플릭스, 엔비디아 등 미국의 정보기술(IT) 기업 임원진과 만났다. 최근엔 차이나텔레콤과의 5G 콘텐츠 수출 계약 등 전방위 협력 등을 발표했다. 올초 LG유플러스는 해치 엔터테인먼트와 5G 가상현실(VR) 게임 독점 공급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해외에서 새 먹거리 찾아”

그동안 통신 사업은 내수에 머물러 있었다. 2003년 베트남에 진출한 SK텔레콤이 2010년 철수하면서 해외 진출은 실패로 끝났다.

5G 시장은 다르다는 게 통신사 CEO들의 판단이다. 5G가 스마트팩토리, 모빌리티, 콘텐츠 등 산업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 상용화 성공으로 기술 수출이나 사업모델 수출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통신사 관계자는 “5G는 통신사에 보다 많은 사업 기회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해외 기업들이 한국 5G 시장에 거는 기대도 크다. 통신 3사에는 해외 통신, 기술기업 임원진과 정·재계 인사 등의 방문이 줄 잇고 있다. 이런 가운데 5G 상용화를 성과로 이어가려는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박 사장은 최근 한 투자설명회에서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는 이유에 대해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지역적으로는 의미 있는 플레이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 부회장 역시 “통신사 혼자만으로는 불가능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위해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회사들과 전략적으로 제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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