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형 피우지 말라' 초강수에 담배업계 후폭풍 '촉각'

입력 2019-10-23 11:39   수정 2019-10-23 11:43



22일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즉각 중단하라고 강력 권고하자 담배 업계는 당혹해하고 있다. "정부 우려는 인지했다"면서도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국내 시판 중인 액상형 전자담배는 미국 브랜드 쥴 랩스의 '쥴(JUUL)', KT&G의 '릴 베이퍼(lil vapor)'가 대표적이다. 미국 전자담배 시장 1위에 올라 있는 '쥴(JUUL)'을 운영하는 쥴랩스는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쥴을 운영하는 쥴랩스 측은 "정부의 우려에 깊이 공감하지만 미 질병예방센터(CDC)가 발표한 폐 질환 발병의 원인 물질은 THC (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와 비타민 E 화합물"이라며 "당사 제품에는 THC는 물론 대마초에서 추출된 어떠한 화학성분이나 비타민 E 화합물이 일절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내 판매 중인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는 논리다.

쥴은 CSV(Closed System Vaporizer·폐쇄형 시스템) 전자담배로 USB 모양의 디바이스에 액상 카트리지를 끼워 피우는 방식이다. '담배업계의 아이폰'이라는 별칭이 붙어 있다. 쥴이 미국 외 어떤 국가에서도 아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장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 릴 베이퍼를 판매 중인 KT&G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KT&G 관계자는 "현재 정부 당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에 대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사 결과, 정부의 정책 방향이 결정되면 이에 성실히 따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스틱 또는 캡슐에 액상 카트리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자담배 업체들은 '문제가 된 액상형 제품과는 다른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선을 긋고 나섰다. 전자담배에는 액상형 전자담배 외에도 궐련형 전자담배, 하이브리드형 제품군이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하이브리드형 제품은 KT&G의 '릴 하이브리드'나 JTI의 '플룸테크' 등이 있다.

JTI는 지난달 30일 보도자료에서 "논란이 되는 액상형 전자담배와 무관하다"며 "중증 호흡기 질환 원인으로 추정되는 THC, 비타민 E 아세테이트를 함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릴 하이브리드 역시 액상에 니코틴이 들어있지 않다는 점을 전했다.

액상형 전자담배의 위해성은 미국에서 먼저 보고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기준 액상형 전자담배로 인한 폐질환 환자는 1479명이고, 사망자는 33명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20일 이후 현재까지 1건의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

보고된 사례의 환자는 궐련형 담배를 피워오다 최근 6개월 이내 액상형 전자담배를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환자는 상태가 호전돼 퇴원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서울정부청사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대책 정부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액상형 전자담배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국내외에서 폐 손상 및 사망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유해성 검증 전에 선제적 조치를 취한 것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액상형 전자담배와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규명되기 전까지는 액상형 전자담배의 사용을 중단할 것으로 강력히 권고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담배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법률안이 개정되기 전까지 사용중단 강력 권고를 비롯한 관계부처가 할 수 있는 조치를 모두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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