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네이버가 이상하다' 말들 하는 이유

입력 2019-10-24 10:33   수정 2019-10-24 14:49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를 비교한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고 있다.

23일 중고차 커뮤니티인 보배드림 한 사용자는 '네이버 vs 다음'이라는 제목으로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검색어를 캡처해 비교했다.

이 시각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구속영장 청구를 앞두고 영장실질심사가 열리고 있던 때였으며 송성문 막말 논란과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으로 온라인이 들끓던 때였다.

다음 실시간 검색어에는 이같은 관심이 반영된 키워드들이 표출돼 있던 반면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는 한 치킨업체의 메뉴들로 꽉 차 있는 모습이다.



네티즌들은 "네이버 광고 쓰레기장 된 지 오래다", "요즘은 웬만한 정보는 다 유튜브에서 검색한다", "네이버 경영진이 잘못한 것 아닌가. 분명히 '실시간 검색어 순위'라고 자신들이 만들어 놓고, 그 자리에 엉뚱한 광고 넣어 놓는 마인드가 제대로 된 건 아니다", "영원한 1등은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저런 현상은 토스 때문에 그렇다", "네이버 실검은 토스가 장악하고 있다", "매일 온종일 저 퀴즈들이 거의 실검 절반 이상을 점령한지 꽤 됐다", "네이버는 토스 전용 광고사이트다"라는 지적도 있었다.

한 이용자는 "조그만 배너 광고 하나 노출하는데 수 천만 원씩 받으면서 실검에 상품이름 올려서 전 국민이 다 보도록 하는걸 네이버가 그냥 가만히 보고 있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단 검색어 뿐 아니라 뉴스 댓글만 봐도 네이버와 다음 간 차이는 극명하다.

조국 사태를 지켜보는 천명하게 다른 시각이 같은 나라 여론이 맞나 싶을 정도다.

"검색어 조작을 한 것이 맞습니다. 대선기간 불리한 실시간 검색어를 지우도록 요구했고 그에 응한 것이 맞습니다. 포털 생태계를 교란시키며 회사를 사유하려 했고 정부와 유착을 통해 개인정보 열람까지 요청했습니다. 모든 증거는 여러분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지금 이 방송을 보시는 모든분들 검색어를 키십시오. 그리고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최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는 정부와 청와대의 압력에 맞서 실시간 검색어 및 개인정보 유출을 막아내는 주인공들이 이를 폭로하는 활약상이 담겼다.

하지만 이는 드라마 속 이야기 일 뿐 현실은 다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둘러싸고 지지층과 반대층이 포털사이트의 실검 전쟁을 벌인 것과 관련, 야당 의원들이 "여론 왜곡 가능성이 높은 포털 실검을 선거때만이라도 중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실검이 여론을 왜곡하고 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여론 왜곡 유혹은 총선이 가까워지면 더 커지니 과기정통부 차원에서 선거관리위원회에 실검 협의체를 요구해달라"고 주문했다.

실검이 단순히 '좌표 찍기' 방식으로 인력을 동원해 검색어를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가짜 아이디를 생성해 인위적으로 검색어 입력을 조작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성중 한국당 의원은 '네이버 아이디 생성기'를 실행하는 사진을 제시하며 "30만원짜리 프로그램으로 해외 전화번호를 사용해 (네이버 아이디를) 무한히 생성할 수 있다"며 "가짜 아이디 대량 유통으로 제2, 제3의 드루킹이 나올 수도 있으니, 실검 조작 대책을 제대로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는 실명 인증되고 로그인한 사용자의 데이터값을 모아서 보여주기 때문에 기계적 매크로가 들어가는 부분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사람이 직접 입력하는 건 개인의 의사에 따른 것"이라며 "'조직적 개입이다, 아니다'를 제가 말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최근 토스 이벤트로 업체 광고성 키워드로 가득차고는 있지만 사용자들의 자발적 검색을 조작으로 보기도 힘드니까 네이버 측에서도 함부로 손 대기 힘든 상황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지난 9월 네이버 실시간검색어 20위권 진입시켜 주는 조건으로 수백만원 내고 진행한 적이 있다"면서 "시간까지도 정확하게 예측시간에 뜨는 걸 보고 놀랐다. 1시간 동안 1위를 하게 해주는 개런티 금액은 더욱 어마어마했다"라고 전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한달에 약 2500만 명의 사람들이 네이버를 사용한다. 월평균 이용 시간은 609분으로 유튜브의 1106분에 못미치지만 월 사용횟수는 166회로 83회인 유튜브의 두 배에 달한다.

많은 사용자가 몰리는 네이버로 광고 효과를 노리는 비정상적인 키워드 노출이 계속되는 것은 이제 자연스러운 현상이 됐다. 계속되는 특정 사이트 홍보 키워드에 지친 국민들의 원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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