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도…문정·마곡 오피스텔은 '찬바람'

입력 2019-10-25 17:29   수정 2019-10-26 00:13


서울 송파구 문정지구, 강서구 마곡지구 등에 자리잡은 오피스텔 매매가격과 임대료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수익형 부동산이 혜택을 볼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서울의 대표적 오피스텔 밀집지역에선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가고 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공급 과잉 상태인 데다 전세보증금 대출이 원활하다 보니 1~2인 가구가 상대적으로 비싼 오피스텔 월세 대신 신축 빌라 전세 등을 선택하고 있다”며 “전세로 살면 주거비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만큼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매매가격=전세가격 ‘기현상’

25일 부동산 114에 따르면 문정지구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2015년 4.31%에서 올해 3.92%로 낮아졌다. 매매가도 소폭 내렸다. 지난해 입주한 ‘송파법조타운푸르지오시티’ 전용 17㎥는 지난 1월 2억1400만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2800만원 하락한 1억8525만원에 실거래됐다. ‘송파푸르지오시티’ ‘엠스테이트’ 등의 매매가는 지난해 8월과 비교해 500만~1000만원 떨어졌다. ‘문정 아이파크’ 전용 22㎡ 매매가는 1억9000만원으로 전세가와 같았다. 문정지구엔 2015년부터 총 7275실의 오피스텔이 순차적으로 들어섰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더 대표는 “오피스텔 매매가와 전세가가 같아질 정도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낮다”며 “아직 공급 과잉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은 “아파트값이 치솟으면서 대안으로 오피스텔의 전세 수요는 높아지고 있지만, 투자 가치는 하락해 매매가와 전세가가 붙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임대료 규제도 오피스텔 인기 하락의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민간임대주택법에 따라 임대료 인상폭이 연 5%로 제한돼 첫해에 월세 40만원을 받았다면 최대 인상할 수 있는 임대료가 연 2만원 수준이다. 또 임대의무기간을 채우지 않고 일반 수요자에게 오피스텔을 매도할 때 내야 할 과태료가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랐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오피스텔 매입을 예정한 사람들이 투자를 보류하는 등 심리가 위축됐다”고 말했다.

마곡 수익률 3%대 그쳐

강서구 마곡지구 오피스텔의 연간 임대수익률도 낮아지고 있다. 2015년에는 연 4.41%를 유지했으나 올해 3.69%로 내려갔다. 마곡지구 일대 원룸 오피스텔 임대료는 역과 가까운 곳은 65만원, 그렇지 않은 곳은 50만원 선이다. 이곳에서도 역세권 오피스텔을 제외하곤 거래가 거의 없다. 역세권과 먼 오피스텔 소유주는 보증금 500만원, 월 40만원까지 임대료를 내렸다. 마곡지구에선 2015년부터 작년까지 총 1만2854실이 입주했다. 올해와 내년에도 822실이 추가 입주할 예정이다. 마곡지구 D공인 관계자는 “신규 입주가 이어지면서 4년 전 오피스텔이 구축으로 취급받는 탓에 임대료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했다.

다만 LG사이언스 등 기업체가 속속 입주하고 있어 공실은 확 줄었다고 일선 중개업소들은 전했다. 2017년 12월 입주를 시작한 ‘힐스테이트 에코 마곡’(440실)은 공실률이 0%에 가깝다. 박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준공된 신축·역세권 오피스텔은 인기가 높아 임차인을 구하기 쉬운 반면 분양가가 높아 투자금 회수가 어렵고, 기축이나 역세권에서 떨어진 지역의 오피스텔은 저금리 상황에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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