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모친 빈소, '측근 이호철'과 '25분 대기 정동영' 만나…'발길 돌린' 김현미·김부겸·오거돈

입력 2019-10-30 14:27   수정 2019-10-30 16:12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고(故) 강한옥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은 정부관계자들과 정치인,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다만 가족장으로 장례 절차가 치러지는 만큼 조문객들은 성당 앞에서 발길을 돌렸고, 청와대는 조화를 정중히 거절한 후 돌려보냈다.

30일 남천성당 입구는 이른 오전부터 청와대 경호실의 통제가 이뤄졌다. 정장 상의 왼쪽 깃에 십자가 근조 스티커를 붙인 경호실 관계자 7~8명이 성당 입구 주변에 배치됐다. 조문객들을 취재하기 위한 취재진도 이른 아침부터 성당 앞을 지켰다.


이날 오전 5시40분께 성당을 찾은 문 대통령은 새벽미사와 위령기도에 모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다. 오전 6시55분께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조문을 왔지만 “청와대와 정부, 정치권에서도 조문을 오지 마시고 평소와 다름없이 국정을 살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는 문 대통령의 뜻에 따라 조문을 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김 의원은 지난 29일 저녁에 이어 두 차례나 빈소를 찾았다. 빈소 인근에 관저가 있는 오거돈 부산시장 역시 성당 안까지는 진입했지만 조문은 하지 못한 채 돌아섰다. 지난 29일 밤 빈소를 찾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전날 문 대통령을 만난 것은 40년지기이자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뿐이었다. 다만 이 전 비서관은 “문 대통령이 침울하게 계신다”며 “대통령을 뵀지만 조문은 안했다”고 했다.

애도의 뜻을 전하러 온 시민들도 마음만 전한 채 직접 조문을 하진 못했다. 오전 8시53분께 빈소를 찾은 한 시민은 “(경남 양산)사저 바로 옆에서 산다”며 “미사도 드리고 조문도 하고 싶다”고 했지만 경호처 관계자는 “가족장으로 하기로 했다. 유족의 뜻이라 이해 부탁드린다”며 “정부 인사들도 다 돌아가셨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결국 빈소가 아닌 일반 미사를 보는 본당 쪽으로 이동했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진행된 일반 미사에는 문 대통령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장으로 치르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청와대 관계자는 “야당 의원 오셔도 원칙적으로 정중히 거절할 수 밖에 없다. 5부 요인도 똑같다”며 “조문은 가족에 한해서만 원칙적으로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 빈소가 마련된 성당 안쪽에는 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를 비롯해 친척으로 보이는 유가족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조화·조문을 받지 않겠다고 수차례 밝혀졌지만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로 된 조화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조화가 전달돼 청와대 측이 정중한 사과 끝에 돌려보내는 모습도 보였다.


다만 가족 이외에 손삼석 천주교 부산교구장을 비롯해 김희종 대주교 등 7대 종단 대표자 20여 명의 조문은 허용됐다. 문 대통령의 정신적 멘토인 송기인 신부도 이에 앞서 빈소를 찾았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도 오랜 기다림 끝에 조문을 했다. 청와대 관계자가 문 대통령에게 “정 대표가 와서 오래 기다렸다”고 보고 하자 문 대통령은 “오래 기다리셨으니 뵙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부인 민혜경 여사, 박주현 수석대변인과 함께 빈소를 찾았고 25분 간 밖에서 기다렸다. 조문을 마친 정 대표는 “훌륭하신 어머니를 여의시고 애통한 심정이 크실 거 같다. 위로 드린다는 말씀드리고 조문했다”며 “어머니께서 5남매를 훌륭하게 키우셔서 어떻게 보면 어머니께서 참 복이 많으신 분이고, 그래서 그런 문재인 대통령 같은 분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많이 무거우실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표정을 어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와줘서 감사하다고 말씀을 주셨다”고 답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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