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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뭉칫돈 부동산에 몰려…집값, 11년새 가장 가파르게 뛰었다

입력 2019-11-04 17:37   수정 2019-11-05 08:59


지난해 국내 집값의 오름폭이 최근 11년 새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물경제는 지지부진한 가운데 부동산 시장만 달아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부동 자금이 투자, 소비 쪽으로 흘러가려면 가계와 기업의 체감경기를 되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주택(주택 및 부속 토지 포함) 시세의 합계인 주택 명목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4709조61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집값 오름세는 유독 가파르다. 지난해 국내 집값은 2017년 말(4325조2658억원)과 비교해 8.9%(383조7952억원) 상승했다. 2007년(12.3%)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택 시가총액 상승률은 부동산 경기가 지지부진했던 2012~2013년 2%대에 그쳤다. 하지만 2014~2017년 부동산 투자 심리가 살아난 데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락한 영향으로 연평균 6%대 상승률을 보였다.

다른 실물자산 등과 비교해봐도 집값 상승세는 두드러진다. 최근 5년(2014~2018년) 동안 집값 상승률은 연평균 7.0%로 주식시장(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의 연평균 증가율(4.7%)을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연평균 실질 경제성장률(3.0%)과 설비투자 증가율(5.0%)보다 높다.

집값 상승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부동산 가격은 정부가 대출 규제를 쏟아낸 여파로 올초 다소 주춤했다. 하지만 최근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다시 뛰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지난 7월 첫째 주부터 10월 셋째 주까지 17주 연속 상승했다. 한은이 올해 7월과 10월 기준금리를 내린 점도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기준금리 인하로 불어난 시중 유동자금 일부가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 가능성이 높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된 여파로 가계·기업이 체감하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 같은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 자금이 부동산에 과도하게 몰리는 부작용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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