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꾸는 금융생활'…챗봇이 은행업무 돕고, 목소리로 계좌이체

입력 2019-11-05 16:55   수정 2019-11-10 18:01


‘오늘은 어떤 업무를 도와드릴까요?’

은행 직원이 창구에 앉으면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업무보조 로봇 시스템이 작동한다. 컴퓨터 화면에는 학사모를 쓴 두더지 캐릭터가 ‘무엇이든 시켜달라’며 활짝 웃고 있다. 실시간으로 금리와 환율을 조회하는 것은 기본이다. 대출 심사에 필요한 서류를 찾아주고 고객에게 추천할 만한 전세대출 상품까지 척척 알려준다. 오는 21일부터 신한은행 전국 영업점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이날부터 업무보조 로봇 시스템 ‘AI몰리’가 도입되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 영역에 주로 적용되던 AI 기술이 금융서비스에 파고들기 시작했다. 내년에는 더욱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한다. 일기예보로 다음날 날씨를 가늠해보듯 AI로 주가지수를 내다볼 수 있는가 하면, 스피커에 “A에게 이체해줘”라는 말만 해도 송금할 수 있게 된다. 모바일뱅킹의 등장으로 은행 거래 환경이 크게 바뀐 데 이어 AI가 또 한 번의 변곡점을 만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은행 업무 처리 빨라진다

신한은행의 AI몰리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업무를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AI를 융합한 업무 자동화를 추진하는 것은 국내 은행권에서 처음이다. 직원들의 업무와 관련한 부수 업무를 처리하는 게 핵심 기능이다. 자주 발생하는 업무 처리 과정 전반을 알려주고, 그 업무를 진행할 때 필요한 서류를 찾아 모아준다. 운전할 때 복잡한 길을 빠르게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내비게이션과 비슷하다.

예컨대 직원이 AI몰리에서 ‘청약주택’ 등 간단한 키워드를 입력하면 청약주택 업무를 볼 때 자주 활용하게 되는 현황조회, 투기과열지구 청약자 순위 점검 등을 제시해준다. 도입 초기에는 13가지 업무를 지원한다. 금리나 환율 등 금융시장 정보를 조회하고, 실명확인 서류를 안내하는 게 대표적이다. 금융사기 피해접수, 외환거래 사유코드 확인, 업무담당자 조회 및 연결 등이 가능하다. 지역별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비율 등도 알려준다. 직원 개개인이 AI몰리와 채팅하며 6만여 건의 업무지식을 검색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했다.

신한은행은 향후 AI몰리에서 직원들이 자주 검색하고 선택하는 업무 정보를 축적한 뒤,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 수준을 더욱 끌어올릴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내년에는 직원 개개인의 직무마다 다른 업무 행태를 반영해 더욱 효율적으로 시스템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AI몰리를 계기로 업무 처리 속도가 빨라지고 정확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고객 편의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분석이다.

목소리로 계좌 조회·송금도

내년부터는 더욱 다양한 측면에서 금융생활에 AI가 활용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네이버와 함께 내년 상반기에 ‘은행판 AI 음성인식 스피커’를 출시할 계획이다. 양사가 지난 4월 AI 기술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우리은행·클로바 AI 공동 랩(연구소)’을 운영한 게 계기가 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AI 스피커를 켜고 목소리만으로 계좌 조회, 이체가 가능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AI 관련 인력이 꾸준히 회의를 하면서 제휴 서비스를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AI가 예측한 주가지수를 참고해 투자전략을 짜는 날도 머지않았다. 신한금융그룹 자회사인 신한AI는 일기예보로 날씨를 가늠해보듯 AI로 주가지수를 내다볼 수 있는 ‘내일의 주가지수’라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과거 30년 이상의 세계 금융시장 데이터를 활용해 향후 주가지수 움직임을 예측한 결과를 제공하는 식이다. 내년 하반기에 출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AI는 이듬해부터는 시장동향 분석을 토대로 자산 배분 방법, 최적의 투자 상품까지 제안하는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AI의 등장으로 금융 업무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며 “업무 자동화는 물론이고 이용자의 금융거래 방식까지 변화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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