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표패딩·곰표쿠션…곰표, 밀가루 브랜드였어?

입력 2019-11-07 17:30   수정 2019-11-08 01:07


흰색 패딩 앞쪽 오른쪽에는 ‘곰’, 왼쪽에는 ‘표’라는 글씨가 녹색으로 크게 새겨져 있다. 곰 그림도 위쪽에 작게 들어가 있다. 밀가루 제조업체 대한제분이 판매하는 패딩이다. 곰표는 대한제분의 밀가루 브랜드. 대한제분은 패딩뿐 아니라 곰표 브랜드로 쿠션, 핸드크림에 이어 치약까지 내놨다. 67년 된 밀가루 기업 대한제분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곰표 브랜드 마케팅을 통해 오래된 기업이란 이미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라는 분석이다.

2030 향한 마케팅

대한제분의 곰표 마케팅은 지난해 시작됐다. 작년 9월 온라인 쇼핑몰 곰표 베이커리하우스(옛 레트로하우스)를 연 것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곰표 브랜드로 다양한 굿즈를 판매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곰표 레트로 굿즈(상품) 공모전’도 열었다. 컵 바닥을 곰 발바닥 모양으로 제작한 곰표 머그컵은 대상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경쟁사와 손잡고 한 마케팅도 눈길을 끌었다. 밀가루 시장에서 경쟁하는 CJ그룹 계열사인 CJ CGV와 손잡고 곰표 밀가루 포대에 팝콘을 담아 팔았다.

젊은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자 올 들어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애경, 4XR 등 제조업체와 협업해 대한제분이 내놓은 제품에는 두 가지 기준이 있다.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상품이어야 하고, 밀가루 기업 상징인 흰색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는 것. 이는 브랜드 마케팅의 목표를 설명해준다.

젊은 소비자는 모르는 곰표 밀가루

오래된 밀가루 회사가 이런 마케팅에 나선 이유는 젊은 소비자에게 잊힐지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은 지난해 20~39세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밀가루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를 묻는 항목에 곰표라고 답한 사람은 5명 중 1명에 불과했다.

대한제분 관계자는 “20~30대 소비자가 곰표가 있는지도 모른다면 먼 훗날 제과·제빵기업도 곰표를 외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오래되고 안정된 기업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도 있었다. 한 취업 관련 사이트에는 대한제분 내부 직원의 ‘안정적이고 복지도 좋지만 미래는 없어 보인다’는 평가가 올라와 있다.

2세 경영자의 등장과 동시에

대한제분은 그동안 브랜드를 알리는 데 적극적이지 않았다. 매출 구조를 보면 이해가 간다. 지난해 밀가루 매출 3000억원 대부분이 기업 간 거래(B2B)에서 발생했다. 슈퍼마켓 및 마트 판매는 100억원 정도여서 브랜드 마케팅이 필요 없었다.

2016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창업자 이종각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건영 대한제분 회장이 대표를 맡은 해다. 이 회장 취임 첫해 대한제분은 기업이미지(CI)와 곰표 브랜드 이미지(BI)를 바꿨다. 이어지는 곰표 마케팅은 조직을 젊게 바꾸려는 2세의 노력과 맞물려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대한제분이 최근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사업을 확대하는 것도 곰표 마케팅과 관련 있다. 대한제분 자회사인 반려동물사료기업 우리와, 신라호텔로부터 인수한 카페 아티제 등을 거느리고 있다. 올해는 펫푸드 기업 대산앤컴퍼니를 인수하기도 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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