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아시아나 인수전 D-1...애경그룹 "항공사는 항공사가 인수해야"

입력 2019-11-06 18:40   수정 2021-10-13 09:48

<p style="margin-bottom:35px; color:#2d50af; font-size:15px; text-align:center">이 기사는 11월 06일 18:40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p>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4월 매물로 나온 후로, 애경그룹은 가장 먼저 인수전에 참여하겠다고 손을 들었다. 이때부터 애경그룹의 자금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애경은 지난달 중순 예비입찰에 따로 참여했던 토종 사모펀드(PEF)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손을 잡았다. 인수금융으로는 한국투자증권을 파트너로 골랐다. 든든한 재무적 투자자(FI)와 돈을 빌려줄 주체까지 확보한 만큼 자금력 논란은 많이 잦아들었지만 의구심은 여전하다.

애경그룹은 항공업에 대한 운영 노하우를 가지고 있음을 내세우고 있다. 자금력이 특별히 부족한 것도 아니고, 시너지 측면을 본다면 경쟁자인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보다 우위에 설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애경그룹은 최근까지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와 함께 아시아나항공을 실사하며 이 회사의 경영을 어떻게 정상화할 것인가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베인앤컴퍼니는 애경 측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항공사는 항공사가 인수해야 한다는 논지를 뒷받침 할 수 있는 근거를 다수 제시했다. 제주항공을 거느리고 있는 애경그룹의 상황을 다분히 의식한 보고서지만, 과거 사례 등 일부 대목은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베인은 우선 지난 20년간 전 세계 항공업 내 주요 M&A가 모두 항공사 간의 M&A로 이뤄졌음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중국 동방항공과 상해항공의 경우 인수 전 3년간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7.5%였는데 인수 후 3년간 평균치는 4.1%로 흑자로 돌아섰다. 또 브라질의 골항공과 바리그항공은 합치기 전 3년 평균 영업이익률이 -9.9%였으나 합친 후에는 3년 평균 2.9%까지 회복했다. 독일 루프트한자와 스위스항공은 합병을 통해 0% 이익률(3년평균)을 5%까지 올려놓았다.

애경그룹과 별개로 글로벌 항공업 현황을 분석한 컨설팅사 맥킨지는 지난 8월께 주요 사모펀드 등을 상대로 항공업은 수십년간 영업이익률이 꾸준히 악화했으나 대형 M&A가 일어나면 이익률이 높아지는 패턴을 보였다고 보고했다. 베인 측 결론과 유사하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항공사 인수사례 14건 중 12건이 항공사 간 거래이고, 비항공사가 항공사를 산 2개의 사례 중 하나인 멕시코항공은 포사다스그룹에 팔린 후 5년 만에 결국 항공사업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항공사 간의 M&A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M&A가 항공사에게 현재 노선과 기단(비행기 기종 등)을 최적화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비수익 단거리 노선을 조정하고 계열사와의 역할 분배로 노선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쟁 압력이 줄어드는 것도 당연히 이익률 회복에 도움이 된다.

이와 관련해 베인 측은 애경에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과 일반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의 장점을 결합해 운임 경쟁력을 확보하고 직판, 개별여행객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베인은 애경이 아시아나를 인수할 경우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2023년께 매출액이 6조9000억원, 2028년께 매출액이 8조원으로 올라갈 수 있고, 법인세 등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R)은 이 무렵 각각 16.5%, 18.4%로 뛸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황이 대단히 좋을 경우에는 2028년께 EBITDAR이 글로벌 대형 항공사 수준인 25~29%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고 낙관했다. 애경그룹 관계자가 “(애경이 인수하면)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률을 10%포인트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다만 어쨌든 민간기업 간의 거래인 만큼 가격을 도외시할 수는 없다는 것이 매각 측과 정부의 공통된 관점이다. 가격이 엇비슷하다면 애경이 주장하는 시너지를 감안해야 하지만, 큰 차이가 난다면 이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매각 측은 신주 유상증자 최소금액을 8000억원으로 정했다. 구주의 시장가격은 약 3800억원(6일 종가 기준)이다. 인수 후보들은 1조5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써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입찰은 7일 오후 2시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각 인수후보들은 계약서 수정사항(SPA 마크업)을 지난달 매각 측에 제출했으며, 지난 5일 컨소시엄 구성내역도 통보했다. 7일에는 신주 및 구주에 대한 인수 희망가격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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