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 되려면 얼마나 드나요?…年 1억은 기본…비용도 '넘사벽'

입력 2019-11-08 17:52   수정 2019-11-09 11:24

“스무 살에 프로 선수가 되면서 빚 갚는 데만 주력했습니다.”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4)이 지난달 27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올해의 선수’ 수상 소감을 밝히며 한 말이다. LPGA투어 올 시즌 신인상을 꿰찬 ‘핫식스’ 이정은(23)은 가정 형편이 넉넉지 않아 부모님에게 죄송한 마음에 잠시 골프를 접기도 했다. 2009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3·미국)와 맞붙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 대회 PGA챔피언십을 제패한 양용은(47) 부친이 그의 어린 시절 “골프는 부자나 하는 운동”이라며 말린 일화도 널리 회자하고 있다.

프로 골퍼로 성장하려면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드는 걸까. 초·중·고교 골프선수 기준으로 연간 적게는 5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2000만원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골프업계는 보고 있다.

항목별로 골프는 배우는 데 드는 비용이 전체의 60%가량으로 가장 많다는 평가다. 레슨비, 연습장 사용료, 연습 라운드 비용 등이 포함된 수치다. 요즘 부쩍 관심이 높아진 체력(트레이닝) 훈련에도 연간 500만원 이상이 지출된다. 주로 해외에서 하는 동계훈련비는 지역에 따라 적게는 500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 넘게 든다. 식대, 교통비, 장비(클럽), 소모품(공·장갑·신발·의류 등)은 별도다.

익명을 요구한 한 투어 프로는 “전문 캐디의 동반 여부, 골프장 지역 및 수준, 레슨 프로의 유명한 정도 등에 따라 동계훈련비는 천차만별”이라며 “소위 잘나가는 A급 레슨 프로의 레슨비는 ‘부르는 게 값’”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프로로 전향하기 전까지 6년 동안 학생 선수로 성장할 경우 5억~7억원은 있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런 비용은 다른 스포츠와 비교해도 월등히 높다. 야구는 지출이 가장 많을 때인 고등학교 선수 기준으로 연간 4000만원 안팎(전지훈련 포함)이 든다는 게 스포츠계의 설명이다.

프로가 되더라도 지출은 아마추어 학생 때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게 선수들의 고충이다. 정규투어 기준 연간 30개 대회를 소화한다고 가정할 때 드는 비용은 1억원을 훌쩍 넘는다. 대회 참가비와 캐디피가 4000만원가량 소요되고 숙소비와 식비, 주유비, 톨게이트 비용 등 체재비만 7000만원 안팎 든다. (연습)장비와 전지훈련비, 체력훈련비, 레슨비도 각 1000만원 이상은 들어간다는 전언이다. 의류와 장비를 지원하는 후원사가 늘어나는 추세인 게 그나마 위안이다. 시즌 상금을 최소 2억원 정도는 모아야 ‘적자 골퍼’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LPGA투어에 진출한 한 선수는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까지 했는데도 ‘아직 투자비도 못 건졌다’는 말을 당시 부모님에게 듣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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