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女벤저스' 키운 건 연습이 8할…빈틈은 과학이 메꿨다

입력 2019-11-11 17:42   수정 2019-11-12 02:56

지난달 4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클럽 오션코스. 하나금융그룹챔피언십 대회 2라운드가 일찌감치 끝났지만 시즌 2승의 신인 조아연(19)은 연습 그린을 떠나지 않았다. 해가 질 때까지 10~15m 거리의 쇼트게임 연습에 매진했다. 그를 가르치는 강호정 프로는 11일 “맘에 안 드는 부분이 있으면 맘에 들 때까지 연습하는 스타일”이라며 “동계전지훈련에서 10언더파를 치고도 저녁 늦게까지 혼자 연습하던 기억이 눈에 선하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ADT캡스챔피언십 종료와 함께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19시즌은 조아연과 임희정(19)을 필두로 한 ‘신인 돌풍’이 두드러졌다. 신인들은 올 시즌 총 여덟 차례 우승을 합작해 기존 KLPGA 역대 최다 우승 기록(2005년 5승)을 갈아치웠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연습량과 진화한 교육 시스템, 여기에 ‘친구의 우승’이 불러온 선의의 경쟁심이 합쳐지면서 유례없는 ‘루키천하’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될 때까지 연습하는 ‘자기 주도 연습파’

올 시즌 신인 가운데 최다승(3승)을 기록한 임희정은 하나금융그룹챔피언십 전주에 열린 OK저축은행 박세리인비테이셔널에서 커트 탈락했다. 그 전주에 끝난 올포유·레노마챔피언십 정상에 선 지 1주일 만이다. 임희정은 그러나 짐을 싸지 않았다.

임희정이 소속된 한화 골프단의 김상균 감독은 “될 때까지 노력하는 끈기 있고 성실한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기본기가 탄탄하지만 집중할 부분을 스스로 잘 정리하면서 해결해 나간 게 하반기 돋보일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평가했다.

조아연과 임희정만 그런 게 아니다. 올 시즌 1승씩을 거둔 이승연(21)과 박교린(20), 유해란(18)도 좋아하는 것에 한 번 꽂히면 만족할 때까지 스스로 몰입하는 ‘자발적 연습파’로 알려져 있다. 이번 시즌 우승컵을 들어 올리진 못했지만 막판 우승 경쟁 구도를 연출하며 신인 돌풍에 한몫한 박현경(19), 이가영(19), 이소미(20)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자기 주도 훈련을 즐긴다.

서로를 자극한 초반 루키 우승 릴레이

신인이 시즌 초반 ‘조기 우승’한 게 자극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조아연은 올 4월 국내 개막전 롯데렌터카여자오픈 정상에 섰고 이승연은 같은 달 넥센세인트나인마스터즈를 제패했다. 프로 전문 교습가인 허석호 프로는 “친하고 잘 아는 동료가 우승하는 걸 보면서 ‘나도 할 수 있겠구나’라는 마음가짐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지지 않으려고 다 같이 열심히 한 게 신인들의 집단 약진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안성현 프로(SBS골프 해설위원)도 “세계 어디에 내놔도 스윙 능력이 뒤지지 않는 A급 신인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상승효과(시너지)가 크게 난 것 같다”고 거들었다. 최근 정착한 현장 코칭이 주효했다는 분석도 내놨다. 그는 “과거엔 미국에서만 정착된 문화였지만 지금은 한국도 코치들이 대회장에 매일 가는 분위기로 바뀌면서 밀착 교육이 가능해졌다”며 “일본이 우리를 벤치마크해 요즘엔 대회장을 찾는 일본 코치도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과학이 뒷받침된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도 신인 돌풍의 원동력 중 하나라는 평가다. 학습효율이 높은 10대 때부터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 런치 모니터(스윙 분석기) 등 첨단 분석 기술과 장비의 혜택을 선배 세대보다 많이 받았다는 얘기다. 이를 통해 레슨 프로의 감(感)이 아니라 데이터에 기반한 학습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강 프로는 “휴대형 트랙맨 등 첨단기계가 진화를 거듭하면서 지금은 스윙의 장단점을 현장에서도 바로 파악할 수 있다”며 “나이가 어린 선수들이라 새로 제시한 해법에도 적응이 빠르다”고 분석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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