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 못지않네…호텔 파인 다이닝의 '진수'

입력 2019-11-17 16:15   수정 2019-11-22 11:37

레스토랑을 평가해 ‘별’(스타)을 주는 미쉐린 가이드 서울편이 지난 14일 나왔다. 올해는 작년보다 별을 받은 레스토랑이 9곳 늘어 총 31곳이 됐다. 서울의 대표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이다.

하지만 서울에는 이들 레스토랑 못지않게 좋은 평판을 가진 곳이 많다. 서울 시내 특급호텔이 운영 중인 레스토랑이 대표적이다. 롯데호텔의 한식당 ‘무궁화’, 웨스틴조선호텔 일식당 ‘스시조’, 더플라자호텔의 중식당 ‘도원’ 등을 꼽을 수 있다.

롯데 창업주 단골 식당 무궁화

무궁화는 1979년 서울 롯데호텔이 문을 열었을 때 영업을 시작했다.

과거에는 국내 특급호텔에 한식당이 하나씩 있었다. 요즘은 아니다. 한식은 손이 많이 가고 팔아도 크게 남지 않아 호텔 대부분이 영업을 포기했다. 롯데호텔은 반대로 무궁화를 키우는 데 전념했다. “한국의 세계화를 위해 제대로 된 한식당을 운영하라”는 것이 롯데 창업자 신격호 명예회장의 뜻이었다. 그는 무궁화를 가장 많이 찾는 고객이기도 했다. 신동빈 회장도 무궁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궁화는 2010년 롯데호텔 지하 1층에서 본관 38층으로 이전하며 ‘전통 한식’에서 ‘모던 한식’으로 변화를 꾀했다. 육개장 등 단품 메뉴를 없애고 코스만 남겼다. 무궁화의 강점은 재료다. 국내에서 제철에 나오는 최고 등급 식자재만 쓴다. 무궁화 셰프들이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식자재를 구해 온다. 숨은 요리 고수, 명인 등을 찾아가 조리법을 배우기도 한다.

무궁화의 대표 음식은 ‘청어알 비빔밥’과 ‘대관령 한우 안심구이’다. 청어알 비빕밥은 매콤한 양념으로 한 청어알젓에 전복과 김치가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대관령 한우 안심구이는 무궁화 셰프들이 대관령 목장에서 찾아낸 최고의 한우를 쓴다. 해발 700m에서 사육한 대관령 한우만 고집한다. 안심구이에 나오는 소금은 전남 신안 청정 지역에서 생산된 것이다.

강북의 스시조·강남의 하코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최고층(20층)에 있는 스시조는 1985년 문을 열었다. 이후 국내 최고 스시 레스토랑이 됐다. 일본에서 레스토랑 컨설턴트로 이름 난 마샤 이와타테가 메뉴와 스타일링, 서비스 등을 총괄했다. 인테리어는 이탈리아 디자이너 구이도 스테파노니가 맡았다. 최상의 스시 맛을 유지하기 위해 히노키(편백) 선반을 쓴 것도 특징이다. 350년 된 편백나무를 15년간 자연 건조한 뒤 일본에서 가져왔다. “길이 8m의 이 편백 나무 선반은 편백향이 강해 스시와 잘 어우러진다”고 스시조 관계자는 설명했다.


스시조 주방은 2008년부터 한석원 주방장이 총괄하고 있다. 한 주방장은 ‘창의적으로 일식 요리를 잘 해석한 셰프’란 평가를 듣는다. 일식이 ‘보는 요리’란 점을 특히 잘 부각시킨다.

서울 강북에 스시조가 있다면 강남에는 ‘하코네’가 있다.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1층을 쓰고 있다. ‘일본을 가지 않고도 일본다운 맛과 멋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콘셉트다. 2017년 ‘월드 럭셔리 레스토랑 어워즈’에서 지역 부문, 중앙 아시아 최고 일식당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코네의 특징은 지나침 없이 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코스 메뉴는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식재료를 주로 사용한다. 일본 느낌을 살린 인테리어도 하코네의 장점이다. 일본 인테리어 업체 일리야가 했다. 일본 하코네 지방 전통 문양인 요세기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레스토랑 전체에 배치했다.

하코네는 사업 목적으로 방문하는 사람이 많다. 이 때문에 조찬 예약 서비스를 받는다. 낫토와 생선 조림 등 일본 가정식을 맛볼 수 있는 히노데와 전남 완도산 전복죽 정식 아사미, 계절 생선국 정식 아시히 등의 코스가 있다. 단품 메뉴 중에는 민물 장어구이가 있다. 전북 고창 선운산 인근에서 잡은 장어를 사용한다. 식감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장어를 손질해 사흘간 냉장 숙성한 뒤 초벌구이를 한다. 이후 기름기를 빼기 위해 한 번 찌고, 소스를 발라 2차로 더 구워낸다.

‘하코네 오마카세’도 인기가 있다. 오마카세에 스시가 일절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에피타이저, 생선회, 식사, 디저트 등의 코스로 구성된다. 1주일 단위로 메뉴가 변경된다.

더플라자의 자존심 중식당 도원

중식당 중에선 서울 시청 앞 광장에 있는 더플라자호텔 ‘도원’이 빠지지 않는다. 더플라자호텔은 최근 자체 운영 레스토랑 일부를 포기하는 ‘강수’를 뒀다. 외부에서 이름난 셰프 레스토랑을 호텔 안에 들였다. 이 와중에 남겨둔 곳이 도원이다. 그만큼 경쟁력이 높다고 본 것이다.


도원은 품평회를 통해 매년 새로운 음식을 선보인다. 분기별로 셰프들이 약 100가지 신메뉴를 내놓고, 이를 자체 평가해 상품으로 내놓는다.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선택되면 식재료의 맛을 유지하면서 합리적인 가격대로 선보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도원이 새 메뉴를 개발할 때 주력하는 부분은 ‘건강’이다. 중식은 기름지고 몸에 좋지 않다는 인식과 다르다. 도원은 기름으로 튀기고 볶는 조리법 대신 냉채, 구이, 찜, 조림 등 건강한 ‘오일 프리’ 조리법으로 차별화했다.

수(壽), 복(福), 진(珍), 미(味), 황(皇)으로 구성된 ‘약식동원’ 코스가 대표 메뉴다. 모든 음식에는 도원 셰프가 임진강에서 공수한 민물 참게로 맛을 낸 해황 소스와 도원 중식 보양식의 기본이 되는 상탕육수가 들어간다. 도원만의 중식 노하우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홀 중앙에 있는 화덕으로 요리한 ‘북경오리(베이징덕)’도 도원의 대표 메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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