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지도 못하고 연식변경 앞둔 닛산 간판…뉴 맥시마 [신차털기]

입력 2019-12-01 08:30   수정 2020-12-19 08:18


출시도 제대로 알리지 못한 채 연식변경을 앞두고 있는 제조사 간판 차량이 있다. 불운의 주인공은 닛산 플래그십 세단 뉴 맥시마다.

◇9월 출시 전 일제 불매운동 시작…9월 5대·10월 11대 판매 그쳐

한국닛산은 지난 9월 맥시마 8세대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뉴 맥시마를 출시했다. 맥시마는 2015년 아시아 최초로 국내 소개된 후 스포츠 세단 컨셉을 내세워 꾸준한 인기를 얻었고, 4년 만에 부분변경이 이뤄진다는 소식에 출시 전부터 소비자들의 기대를 샀다.

불행은 예고없이 닥쳐왔다. 국내 출시를 불과 두 달 앞둔 시점에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를 단행하며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9월부터는 8자리 신규 자동차 번호판 제도가 시행되며 간판 차량 뉴 맥시마를 선보인 한국닛산에게는 엎친데 덮친 격이 됐다. 8자리 번호판을 단 일본차에 테러를 가하겠다는 이들도 생겨났다. 결국 맥시마 판매량은 신차 출시에도 9월 5대, 10월 11대에 그쳤다. 국내 출시된 뉴 맥시마는 2019년형으로, 한 달 뒤면 해가 바뀌어 구형 모델로 전락할 처지다.

◇스포츠세단 느낌의 대형 플래그십 세단

직접 만나본 한국닛산 뉴 맥시마는 이전보다 더욱 역동적인 외관을 갖추고 있었다. 전면부 V-모션 그릴과 한컷 치켜뜬 헤드램프는 전장·전폭·전고 4905·1860·1435mm의 대형 세단을 스포츠세단으로 착각하도록 만든다. 후면부 역시 강렬한 후미등이 존재감을 과시했다. 트렁크도 이전 모델보다 더욱 깊어져 충분한 적재공간이 확보됐다.

스포츠세단을 추구했다면 운전석이 다소 낮고 불편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하며 앞좌석에 앉았다. 운전석에 앉자 우락부락했던 외관과 다른 편안함에 놀라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간 시승해본 많은 차량 가운데 가장 편안한 운전석 포지션을 가진 차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다. 한국닛산은 고밀도 폼을 사용한 저중력 시트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운전을 시작하자 대형 세단에 걸맞는 정숙함을 느낄 수 있었다. 최대출력 303마력, 최고 토크 36.1kg.m의 3.5 가솔린 엔진은 조용하지만 힘이 넘치는 주행이 가능했다.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고속도로에서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전환하고 한계까지 몰아붙이자 높은 엔진음과 함께 기대를 충족시키는 성능을 보여줬다. 다만 엔진음은 저음역에서 낮게 울리기보다 높고 가벼운 편에 속하기에 취향이 갈릴 수 있는 부분이었다.

◇스포츠세단 연비에 편의사양도 '부족'


뉴 맥시마의 공인연비는 9.4km/l로 동급 차량에 비해 다소 낮은 편이다. 도심에서는 가다서다를 반복했고 외곽에서는 한계까지 몰아붙였다고 하지만, 시승하는 동안 기록된 연비는 이보다 더 낮은 6.4km/l였다. 기자가 럭셔리 스포츠세단 마세라티 기블리 S Q4를 시승하며 기록했던 연비 6.5km/l와 별반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공인연비의 신뢰성에 의문마저 들었다.

4580만원이라는 가격에 비해 편의사양에서도 아쉬움이 느껴졌다. 뉴 맥시마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없다. 어라운드뷰가 제공되지만 10년 전 국산차 후방모니터가 연상될 정도로 화질이 나빴다. 스마트폰 블루투스 연결은 수시로 끊겼고 안드로이드 오토 역시 작동과 종료를 반복했다. 사용한 스마트폰은 안드로이드 9.0 파이가 설치된 삼성전자 갤럭시S9+였는데, 운영체제(OS) 버전이나 스마트폰 기종에 따라 호환성 문제가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첨단운전자보조장치(ADAS) 역시 국내 소비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기엔 쉽지 않다. 뉴 맥시마는 차로 중앙을 능동적으로 유지하고 차선을 넘으려 하면 핸들을 잡아주는 차로유지보조(LFA), 차선이탈방지보조(LKA) 등의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차량이 차선을 침범했을 때 핸들 진동으로 알려주지만, 조향에 관여하지 않기에 그대로 차로를 이탈한다.

◇재미와 승차감 원하는 숙련 운전자는 고려해봐야

뉴 맥시마는 장단점이 명확하다. 필요에 따라 플래그십 세단에서 스포츠세단까지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평상시에는 대형 세단의 승차감을 누리면서 필요할 때 스포츠세단의 주행 감성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머슬카를 연상시키는 공격적인 디자인도 매력 요소다.

운전이 능숙하지 않거나 운전에 집중하는 성향이 아니라면 부족한 편의사양은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최근 출시된 차량들은 반자율주행 기능 덕분에 잠시 스마트폰 메신저를 잠깐 확인하는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뉴 맥시마에서 그런 행동은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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