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3억도 우습다…실용 벗은 SUV 초 '럭셔리' 시대

입력 2019-11-25 14:37   수정 2019-11-25 14:38



실용성이 최고의 가치였던 스포츠 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 초고가 럭셔리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연료비 적게 드는 디젤 엔진에, 이 짐 저 짐 다 싣는 넓은 공간이 미덕이던 SUV의 시대가 저물고, 고급 세단 뺨치는 초 럭셔리 SUV 신차들이 잇따라 공개되고 있다.

롤스로이스, 마이바흐, 람보르기니, 벤틀리 등 세계 최고급 세단 및 스포츠카 메이커들이 내놓은 3억원을 훌쩍 넘는 초고가 럭셔리 SUV들이 그 주인공이다. 글로벌 자동차 경기는 정체됐지만 프리미엄 제품과 SUV에 대한 수요만큼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어서다. 한국 럭셔리 브랜드를 대표하는 현대차의 제네시스가 첫 럭셔리 SUV 'GV80' 출시에 공을 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애마로 유명세를 탄 초고급 세단 '마이바흐'의 첫 SUV 버전이 공개되면서 관심은 더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열린 '2019 광저우 국제 모터쇼'에서 SUV인 '마이바흐 GLS 600 4매틱'을 공개했다.

마이바흐 GLS 600 4매틱은 차량 외부 곳곳에 마이바흐 엠블럼을 배치해 최고급 럭셔리 차량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최상급 소재와 효율성을 극대화시킨 소음 차단 기술 적용 등 최상급 타깃층을 겨냥한 만큼 고급 사양이 총동원됐다.

업계에서는 벤츠가 '마이바흐 GLS 600 4매틱'을 시작으로 럭셔리 SUV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격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20만달러(한화 약 2억 3548만원)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로 출시를 미룬 제네시스 GV80도 현대차가 럭셔리 SUV 라인업 확대 차원에서 개발한 모델이다. GV80은 제네시스가 2015년 브랜드 출범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SUV 모델로서 더 넓은 타깃층 확보 차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특히 GV80은 특히 미국 럭셔리 시장을 겨냥한 차량으로 분류된다.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 4년간 점유율이 하락했던 원인은 중국에서의 입지 약화도 있지만 미국 럭셔리 부문 대응 부재도 뼈아팠다. 미국에서 싼타페 등 SUV 신차를 통해 점유율을 일부 회복했지만 럭셔리 SUV 부문은 벤츠, 렉서스와 경쟁이 불가능할 정도로 부진하다.

미국 내 현대차의 전체 점유율은 7.3%이고 승용차, SUV 세그먼트 내 점유율도 각각 13.3%, 6.1%이지만 럭셔리 세그먼트 점유율은 0.5%에 불과하다. 렉서스의 미국 럭셔리 내 점유율이 14.6%인 것을 감안하면 차이는 두드러진다.



롤스로이스도 이달 초 SUV인 '컬리넌 블랙배지(이하 '블랙배지')'를 발표했다. 롤스로이스는 블랙배지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총 600마력의 출력을 달성했다. 운전자가 기어 조작 레버에 있는 '로우(Low)' 버튼을 누르면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진 6.75ℓ 트윈터보 V12 엔진의 배기 시스템이 깊고 위엄 넘치는 배기음을 내뿜는다. 블랙배지의 가격은 39만8400달러(한화 약 4억6900만원)으로 책정됐다.



초고가 스포츠카 브랜드인 람보르기니도 첫 SUV인 우르스로 전 세계에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한국 시장에선 지난 7월 본격 인도 이후 불과 4개월 만에 78대나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다. 차 가격은 2억을 훌쩍 넘는 21만2314달러(한화 약 2억5000만원)이다.


영국의 럭셔리브랜드 벤틀리도 자사의 첫 번째 SUV 모델이자 럭셔리 SUV라는 새로운 세그먼트를 개척한 '벤테이가 V8'을 자랑한다. 지난해 국내 출시 이후 본격 럭셔리 SUV 시장 경쟁을 펼치고 있다. 우르스처럼 23만 6000달러 (한화 약 2억7800만원)로 초고가다.



신차가 부재한 이탈리아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마세라티는 SUV 르반떼를 앞세워 판매량 회복에 나서고 있다. 마세라티는 2017년 연간 판매량 2000대를 넘겼지만 지난해 전년대비 20.4% 줄어든 1667대 판매에 그쳤고 올해(1~9월)에는 984대로 30.4%가 감소하는 등 판매량 부진이 심각하다. 하지만 마세라티의 주력 SUV인 르반떼는 오히려 월 평균 판매량이 40대에서 64대까지 증가했다. 마세라티 부진을 SUV가 그나마 방어하고 있는 모습이다.


영국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 애스턴마틴도 106년 만에 자사 최초의 SUV 모델인 'DBX'를 공개했다. 가격은 적어도 18만9000달러(한화 약 2억 2250만) 이상일 것으로 전망된다.

럭셔리 SUV 라인업을 확대되는 이유는 평균 판매단가가 일반 차량에 비해 2~4배 이상 높고 이익률에서도 차이가 크게 발생해서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4%에 그치지만 다임러·BMW의 영업이익률은 7% 이상이다.


럭셔리 세그먼트의 꾸준한 수요도 중요한 요소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럭셔리 자동차 세그먼트는 2013년 이후 연평균 6% 성장해 올해 기준으로 1080만대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는 자동차 전체 시장의 성장률 2% 대비 3배 높은 성장이고 자동차 시장 내 비중이 2013년 9%에서 2019년 11%로 상승하는 것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중국을 겨냥하기 위해서다. 중국은 자동차 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해지면서 벤츠와 BMW 아우디 등 프리미엄 브랜드가 점유율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송 연구원은 "중국이 럭셔리 자동차 비율은 2013년 19%였지만 빠른 성장으로 올해 30%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자동차 시장 내 럭셔리 세그먼트의 비율이 여타 국가 대비 낮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비중확대가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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