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수 플리토 대표 "플리토, 글로벌 AI 업체와 계약…흑자전환 자신"

입력 2019-12-02 17:36   수정 2019-12-03 02:40

“상장 당시 제시했던 예상 실적에 크게 미치지 못한 3분기 성적을 발표한 점에 큰 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외 언어 빅데이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데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로부터 수주도 계속되고 있어 이른 시일 내에 흑자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정수 플리토 대표(37)는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 7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플리토는 언어 빅데이터를 활용한 독특한 사업모델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한국거래소는 국내 첫 사업모델 특례상장 기업으로 플리토를 선택했다. 일반공모 청약에선 710.7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하지만 상장 이후 기관투자가 등의 ‘팔자’에 주가가 급락했다. 지난달 22일엔 장중 연중 최저가(1만5800원)까지 떨어졌다.

상장 후 처음 발표했던 3분기 실적(매출 4억원, 영업손실 26억원)이 시장 기대에 못 미쳤던 영향이 컸다. 플리토는 상장 당시 공개한 투자계획서에서 올해부터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 대표는 “3분기에 상장주선인 수수료 및 사무실 이전비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게 실적 악화 원인”이라며 “이 같은 비용을 빼면 작년에 비해 영업비용은 계속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예상하는 회사의 영업이익 흑자전환 시기는 내년 하반기다. “현재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데이터 공급 계약 등을 고려하면 조만간 20억원 이상의 수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플리토 매출은 언어 데이터 판매와 번역 플랫폼(플리토) 사용자 서비스에서 나온다. 지난달 초 이 회사는 미국 IT 기업과 10억원 규모의 말뭉치(corpus)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1030만 명에 달하는 전 세계 플리토 회원들이 집단 지성을 통해 만드는 통번역 관련 언어 데이터도 계속 늘고 있다. 2014년 178만 개였던 플리토의 언어 데이터는 올해(3월 말 기준) 1억2375만 개까지 급증했다.

이렇게 쌓인 언어자산은 음성인식 등 인공지능(AI)을 개발 중인 글로벌 IT 업체에 제공된다. “자동차(AI산업)를 움직이는 휘발유(언어 빅데이터) 제공 업체가 되겠다”는 게 이 대표의 목표다.

CJ ENM의 주요 프로그램이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등 인기 유튜버 등이 등장하는 동영상에 외국어 자막을 시중 가격보다 싸게 서비스하는 대신 관련 언어 데이터의 저작권을 확보하는 방법도 활용하고 있다. 이 대표는 “글로벌 자막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회사가 제작한 홍보 광고도 유튜브에 내보내기 시작했다”며 “회사 직원이 직접 로고송도 만들어 적은 비용으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회사가 발표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부여 계획도 투자자들의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다. 지난달 플리토는 이 대표 등 사내이사를 뺀 직원 46명 전원에게 2만8000주(발행 주식 총수의 0.5%)의 스톡옵션을 부여한다고 공시했다. 2021년 11월부터 5년간 주당 2만2297원에 플리토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다.

현 주가가 1만7350원(2일 종가)임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것에 대한 자신감을 비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그는 “스톡옵션은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기 바라는 차원에서 결정했다”며 “CEO를 포함한 사내이사들의 보유 지분은 의무 보호예수 기간(1년) 이외에 1년을 추가로 자발적 보호예수 기간으로 정해뒀다”고 설명했다.

플리토의 최대주주(지분율 25.5%)인 이 대표는 초등·중학생 시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자라면서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을 만났다. 국제 플랫폼을 통한 소통의 방법을 고민한 계기가 됐다. 2009년 SK텔레콤에 입사한 뒤 플리토 공동창업자인 강동한 최고기술책임자(CTO), 김진구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만나 2012년 플리토를 세웠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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