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멀쩡한 원전 폐기하는데…美는 60년→80년까지 수명연장

입력 2019-12-06 17:33   수정 2019-12-07 01:05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가 5일(현지시간) ‘원자력발전소 80년 가동’을 최초로 승인했다. 미국은 그동안 원전 수명을 40년에서 60년으로 늘려왔는데 이번에 80년까지 연장했다. 한국 정부가 탈원전 방침에 따라 지난해 35년 된 월성 1호기 폐쇄 방침을 정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NRC는 이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20마일(약 32㎞)가량 떨어진 터키포인트 원전 3·4호기의 수명을 60년에서 80년으로 연장했다. 이에 따라 터키포인트 3호기는 2052년 7월, 4호기는 2053년 4월까지 운영이 가능해졌다.

터키포인트 3·4호기는 당초 각각 1972, 1973년에 40년 운영허가를 받았다. 이후 2002년 운영허가가 20년 연장된 데 이어 이번에 추가로 20년 더 연장됐다. 터키포인트 3·4호기 운영사인 플로리다전력·전기는 성명에서 “수년간 원전 업그레이드에 상당한 투자를 한 결과”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NRC의 이날 결정은 안전에 이상이 없으면 원전 수명을 80년까지 늘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NRC는 기존에도 원전 수명 연장에 적극적이었다.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미국에선 98기의 원전이 가동 중인데 이 중 터키포인트 3·4호기를 포함해 90기가 이미 최초 운영허가 기간 40년에서 60~80년으로 수명 연장이 완료됐다.

특히 터키포인트 3·4호기 외에도 피치바텀 2·3호기와 서리 1·2호기가 원전 수명을 80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초 운영허가 기간인 40년이 유지되는 원전은 8기뿐이다.

한국 상황은 반대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6월 ‘탈핵 시대’를 공식 선언하자 정부는 후속조치로 현재 가동 중인 모든 원전의 설계수명(30~40년)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17년 국내 최초 원전인 고리 1호기를 가동 39년 만에 영구정지했다. 이어 작년 6월엔 35년 된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하기로 했다. 특히 월성 1호기는 약 7000억원의 안전보강 비용을 투입해 2022년 11월까지 연장 운영하는 것으로 2015년 결정됐지만 한국수력원자력은 정부의 탈원전 방침에 따라 지난해 6월 조기 폐쇄를 결정하고 올해 2월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영구정지를 신청했다.

정부의 탈원전 방침에 따라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즉시 원전을 폐쇄하면 2030년까지 총 12기의 원전이 가동 중단될 예정이다. 발전단가가 싼 원전이 줄어들면 중장기적으로 전기요금 인상도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조재길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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