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프로젠, 바이오업계 첫 유니콘 기업 올랐다

입력 2019-12-10 17:11   수정 2019-12-11 02:03

국내에서 11번째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인 비상장사)이 탄생했다. 바이오시밀러 제조업체인 에이프로젠이 주인공이다. 국내에서 바이오 기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한 첫 사례다. 이로써 한국의 유니콘 기업 순위는 미국(210개) 중국(102개) 영국(22개) 인도(18개)에 이어 독일(11개)과 함께 세계 5위로 한 계단 올랐다.

바이오 기업 첫 유니콘

중소벤처기업부는 10일 미국 시장조사회사인 CB인사이트에 에이프로젠이 유니콘 기업으로 등재됐다고 발표했다. 에이프로젠은 바이오시밀러와 이중항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그동안 등재된 유니콘 기업은 주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집중됐다”며 “처음으로 생명공학 분야에서 유니콘 기업이 탄생해 업종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니콘 기업은 쿠팡 옐로모바일 L&P코스메틱 크래프톤 비바리퍼블리카 우아한형제들 위메프 야놀자 지피클럽 무신사 등이 있다.

에이프로젠이 11번째 유니콘 기업에 오르면서 한국의 유니콘 기업 순위는 독일과 함께 공동 5위가 됐다. 한국의 유니콘 기업 순위는 지난해 6월 7위에서 지난 5월 5위로 상승했다. 이후 7월 독일에서 유니콘 기업이 추가로 배출되면서 6위로 내려갔다.

국내 유니콘 기업의 탄생 속도는 빨라지는 추세다. 과거 유니콘 기업이 추가로 배출되는 데 1년 이상 시간이 걸렸지만 지난해에는 3개사, 올 들어 5개사가 새로 유니콘 기업 대열에 합류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유니콘 기업이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국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창업자와 벤처투자자의 노력으로 벤처 생태계가 성숙해졌다는 증거”라며 “정부도 스케일업(외형 성장) 펀드 조성 등 벤처 투자를 늘려 더 많은 유니콘 기업이 나올 수 있는 벤처 생태계 조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내년 상장 재추진”

에이프로젠은 바이오시밀러를 개발·생산해 ‘제2의 셀트리온’으로도 불린다. 홍효정 박사가 2000년 설립한 바이오 벤처로 출발했다. KAIST 생명과학과 교수였던 김재섭 대표(사진)가 에이프로젠의 기술력에 주목해 2006년 회사를 인수했다. 이후 공격적 인수합병(M&A)으로 계열사를 10여 곳까지 늘렸다. 제약 유통, 게임, 헬스케어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2017년에는 항암제를 개발하는 에이프로젠KIC를 사들여 신약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기업가치 1조원의 유니콘으로 성장했지만 초기엔 어려움을 겪었다. 주력하던 신약 개발에서 좀처럼 성과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8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터졌다. 자금난에 시달리던 김 대표는 투자를 받기 위해 해외로 고개를 돌렸다. 일본 복제약 1위 제약사인 니치이코제약에서 4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나섰다. 이때부터 에이프로젠은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집중해 2009년 존슨앤드존슨의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인 ‘GS071’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GS071’은 2011년 한국, 2017년 일본에서 판매 허가를 받았다. 일본 출시 후 2년간 600억원 이상 팔렸다. 미국 진출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 5월 임상 3상을 마치고 곧 판매허가를 신청한다. 유방암치료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미국 임상 3상도 추진 중이다. 올해 5월에는 한국과 중국의 중소, 중견기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인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로부터 2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내년에는 주식시장 ‘데뷔’도 목표로 하고 있다. 에이프로젠은 2016년 코스닥시장 상장을 시도했지만 회계처리 문제로 철회한 적이 있다. 김 대표는 “내년 주식시장 상장을 재추진할 예정”이라며 “국내 바이오기업으로 첫 유니콘 기업이 돼 책임감이 막중한 만큼 해외 기업들과 경쟁해 성과를 낼 수 있는 회사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나수지/임유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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