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맞붙은 檢·警…이번엔 이춘재 수사로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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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12-11 17:08   수정 2019-12-11 17:09

또 맞붙은 檢·警…이번엔 이춘재 수사로 '시끌'


'진범 논란'을 빚어온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11일 직접 조사 방침을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일각에선 그 배경에 검·경 수사권조정을 둘러싼 갈등이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찰 일각에서는 검찰이 이 사건과 관련한 과거 경찰의 과오를 부각시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수사권조정을 둘러싼 국면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수원지검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열고 현재 경찰이 수사하고 있는 화성 8차 사건을 앞으로 직접 조사하겠다고 했다.

검찰은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해왔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재심을 청구한 윤 모(52)씨가 검찰의 직접 조사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진상규명을 위해 과거 수사라인에 있던 검찰, 경찰 관계자를 가리지 않고 소환해 조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검찰의 이러한 설명에도 경찰에서는 굳이 검찰과 경찰이 중복 수사를 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검찰이 수사권조정과 관련한 의도를 갖고 직접 조사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는 부분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미 경찰이 화성 사건을 다시 수사해 피의자를 특정하고 자백을 받았으며 경찰의 과오가 드러날 수 있는 8차 사건까지 대부분 수사가 이뤄진 상황인데 왜 갑자기 직접 조사를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처음 이 사건을 수사한 과거 경찰이 잘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당시 수사는 검찰의 지휘를 받아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분에 대해서는 관대하게 보고 경찰의 잘못만 강조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수사권조정에 분명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검찰이 직접 조사 방침을 정한 뒤에도 이를 알리지 않은 것과 함께 8차 사건을 비롯한 화성 사건 피의자인 이춘재(56)씨를 10일 부산교도소에서 수원구치소로 이감한 사실조차 통보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경찰의 화성 사건 전담 수사본부 형사들은 전날 이춘재가 이감되는 사실을 모른 채 그를 접견 조사하고자 부산교도소에 방문했다가 헛걸음을 하기도 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이감된다는 사실을 교도소에 도착해 교도관들로부터 전해 들었다"며 "우리가 피의자를 수사한다는 걸 알면서 굳이 알려주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현재 검경수사권 조정안은 검찰과 경찰이 수사권조정 방향성에는 모두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경찰 권한의 급격한 비대화를 우려하고 있다. 이를 두고 통제 장치를 두는 방안에 대해 국회가 검경의 의견을 청취하며 막판 조율 중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8차 사건에 대한 직접 조사 결정이 최근 '청와대 하명수사' 논란의 중심에 있는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검찰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는 반격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황 청장은 지난 9일 자신의 저서 출간 기념회에서 하명수사 논란이 인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수사에 대해 "검찰이 경찰의 토착 비리 수사를 방해하고, 불기소 처분을 해 사건을 덮은 게 본질"이라며 "검찰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직접 조사 발표 브리핑에서 검찰의 결정은 수사권조정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하며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다.

이진동 수원지검 2차장 검사는 "재심 청구가 들어온 사건인 만큼 최대한 신속하게 법원에 의견을 전달할 필요가 있어 내린 결정"이라며 "수사권조정과는 전혀 관련 없다"고 전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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