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부장판사 "檢, 정경심 재판장에 기피신청하라"

입력 2019-12-11 19:24   수정 2019-12-11 21:28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사문서 위조 사건 재판장에 대해 기피신청을 하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충상 경북대 로스쿨 교수(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부장판사, 사법연수원 14기)는 11일 지인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송인권 부장판사가 표창장 위조에 관한 검찰의 공소장변경 신청을 불허했는데 이는 중대하게 위법하다”며 “재판부가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으니 검찰은 송 판사에 대한 기피신청을 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본적 공소사실이 동일하면 공소장의 나머지 내용을 변경할 수 있다”며 “기본 공소사실은 정 교수가 동양대 총장 명의의 딸에 대한 2012년 9월 7일자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소사실 중 △주범 △표창장의 작성명의자 △표창장을 받는 사람 △표창장의 작성일자 △표창장 문안의 내용 △죄명 △적용법조 등은 원래대로 유지됐다고 강조했다. 공소사실이 너무 바뀌어 공소장 변경이 안된다는 재판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번에 검찰이 변경 신청한 것은 △공모자(성명불상자→조민) △위조일시(2012년 9월 7일→2013년 6월) △위조장소(정경심의 연구실→자택) △위조방법(표창장 출력해 총장 직인 날인→상장 캡처후 총장 직인 이미지 붙임) △위조목적(유명 대학원 진학→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제출) 등 5가지다. 그는 “공모자와 위조 목적은 종전보다 내용을 구체적으로 특정했으므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불리하기는커녕 오히려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위조일시와 관련해선 “지난 9월 6일 기소시 위조일시는 앞으로의 수사에 따라 변경될 개연성을 내포하고 있었다”며 “7년의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도록 지난 9월 기소시 2012년 9월7일에 위조한 것으로 기소해서 공소시효를 중단시킨 후 수사를 계속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 판사가 공소장 변경 불허 사유로 언급한 대법원 판례에 대해선 “공소장 변경으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큰 차이가 나는 사건의 판례였다”며 “만약 ‘동양대 총장 명의의 표창장 위조’를 ‘아주대 총장 명의의 표창장 위조’로 변경한다면 반대신문권과 관련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있어서 큰 차이가 나지만, 같은 ‘동양대 총장 명의의 표창장 위조’에 있어서 공모자와 위조목적의 변경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있어서 실질적 불이익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나의 표창장 위조를 놓고 두 개의 재판이 진행되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데, 그 책임은 재판장에게 있다”며 “검찰은 송 판사의 조치에 굴복해 첫 공소를 취소하지 말고 공소장변경신청서의 내용으로 별도로 기소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정 교수 피고인의 변호인조차 보석청구를 발언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송 판사가 수사기록 복사가 늦어지면 정경심 피고인에 대한 보석을 검토하겠다고 했다”며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된 피고인의 보석을 중립적이어야하는 재판장이 수사기록의 복사와 연결 지을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송 판사에게 정경심 사건이 재배당된 것부터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송 판사가 경제사건 전담부의 재판장이라서 그에게 정경심 사건을 재배당했다고 했지만 정경심의 15개 공소사실 중 경제사건은 일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또 “송 판사는 법관 정기인사 때가 아닌 때에 형사재판장으로 옮겨진 판사”라며 “명재권 판사(조국 동생에 대한 영장을 기각한 판사, 이후 다른 판사가 영장 발부)가 정기인사가 아닌 때에 영장전담으로 옮겨진 것과 비슷하다. 이 두 판사가 내년 2월의 법관 정기인사에서 어떤 법원의 어떤 보직을 맡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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