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성매매 여성 자립 지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입력 2019-12-14 08:32  


최근 각 지자체에서 성매매 여성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이 잇달아 책정돼 논란이 되고 있다.

대전시의회 김소연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성매매 여성 자활을 돕기 위해 피부과 문신 제거 시술비 132만 원도 지원해주는 우리나라는 좋은 나라 맞지요?"라고 적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만약 자발적으로 멋 내려고, 또는 여러 이유로 문신한 것이라면 그것과 성매매가 무슨 상관이냐"며 "자활하고 훈련하고 경제활동 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자신이 번 돈으로 문신 제거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라고 물었다.

성매매 여성 문신 제거 시술비는 성매매 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지원된 것이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2014년 9월 성매매 경험이 있는 여성들의 성매매 재유입을 방지하고 건강한 사회인으로서의 복귀를 촉진하고자 해당 법률을 시행했다.

이 중 제23조(의료비의 지원)를 보면 '성매매와 관련된 것으로 판단되는 문신 제거 비용 및 피부질환 치료비용'이나 '성매매로 인한 정신질환의 치료 비용', '알코올중독 및 약물중독의 치료·보호 비용' 등 8개 항목 중 의료급여법에 따른 급여가 지급되지 않는 의료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수원시와 수원시의회도 조례를 기반으로 한 '성매매 여성 지원'에 본격 나섰다. 수원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지난 9일 위원회 회의실에서 '수원시 성매매피해자 등에 대한 자활지원조례안' 등 7개 안건을 심의하고 의결했다.

조례안에는 성매매 여성들을 위한 지원 사업을 비롯해 생계비, 주거지원비, 직업훈련비 등의 비용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담겼다.

홍준연 대구 중구의원은 지난해 구정 질문에서 성매매 종사 여성의 자립을 돕기 위해 드는 예산이 지나치게 많고 효과도 의심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지난 2월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당했다.



홍 구의원은 "젊어서부터 땀 흘려 돈을 안 벌고 쉽게 돈 번 분들이 2000만 원 받는다"며 "자활 교육을 받고 난 다음에 또다시 성매매 안 한다는 그런 확신도 없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사회적 문제인 성매매를 여성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데 문제가 있다"고 성명서를 내고 비판했다.

하지만 당시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홍 구의원을 옹호하는 게시글이 30건 가까이 등록됐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차라리 저소득층을 위해 예산을 사용하라" "왜 성매매 여성을 도와줘야 하는 거냐"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성매매가 사회적 문제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불법행위에 대한 정당화'라는 비판이 나왔다.

반면 여성계에서는 "홍 구의원의 발언은 소신이 아닌 혐오 발언"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신박진영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일반인들이)성매매 여성 자활 정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성매매 피해자 실태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고 했다.

'성매매 여성 자활 지원 조례안'을 통과시킨 수원시도 "조례는 단순히 성매매 여성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성매매 업소 유입 차단 등 안전장치와 같다"고 설명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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