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 병풍·김환기 반추상화·이우환 판화…100억대 송년 경매 잔치

입력 2019-12-15 13:15   수정 2019-12-16 03:03

경기침체와 미술품 양도세 강화 추진으로 국내 미술시장이 꽁꽁 얼어붙었지만 미술품 경매잔치는 계속된다. 지난달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김환기의 푸른색 점화 ‘우주’가 132억원에 팔린 기세를 이어받아 올 한 해를 마무리할 미술품 경매 행사가 잇달아 열린다.

국내 미술품 양대 경매회사 K옥션과 서울옥션이 17일과 18일 잇달아 여는 연말 세일 행사에는 국내외 인기 작가 작품과 고서화, 도자기 등 모두 347점이 출품된다. 두 회사가 내놓은 작품의 추정가 총액은 약 100억원에 달한다. 서울옥션은 김환기와 고미술품에 초점을 맞췄고, K옥션은 디자인상품과 아트상품에 중점을 뒀다. 시장에서 검증된 작가들의 작품인 데다 미술 경기 회복 후 작품값이 오르고 환금성도 좋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매에 도전해볼 만하다.


8억~15억원대 10폭 병풍 ‘백납병’

서울옥션은 오는 1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경매장에서 희귀한 고미술품과 김환기, 이우환, 도상봉 등의 근·현대 미술품 86점(추정가 87억원)을 경매에 부친다. 최근 고미술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는 점을 고려해 정조의 화성행차를 묘사한 8폭 병풍 ‘화성능행도’를 전면에 배치했다. ‘화성능행도’는 1795년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부친 사도세자의 묘소 현륭원에 행차하며 벌어진 여덟 가지 장면을 세세하게 잡아낸 대작이다.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는 “정조가 아버지의 복권과 혜경궁에 대한 우대, 왕실의 기쁨을 백성들과 함께하고자 했던 역사의 장엄함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 후기에 활동한 화가 작품 54점을 담은 10폭 병풍 ‘백납병(百衲屛)’도 경매에 올린다. 백납병은 다양한 화제를 나열해 그린 병풍을 말한다. 작품의 형태도 대련, 부채, 사각형 등 다양하게 구성했다. 정선의 ‘초충도’와 ‘운룡도’, 김홍도의 ‘천진완월’, 강세황의 ‘산수 인물도’ 등 걸작들이 한데 어우러져 마치 ‘진품명품 모음판’처럼 보인다. 추정가는 8억~15억원이다. 김환기의 반추상화 ‘산월’(4억~5억원), 이우환의 1978년작 ‘선으로부터’(3억~5억원) 등 유명화가 작품도 골고루 소개한다.

서울옥션은 20일 시작가를 0원부터 시작하는 온라인 경매 ‘제로 베이스’도 진행한다. 지난달 열린 첫 경매는 출품작 50여 점이 모두 팔리는 ‘화이트 글러브(낙찰률 100%)’를 기록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두 번째로 열리는 ‘제로 베이스’ 경매에는 젊은 화가 김현수, 이도담, 이혜인, 유리, 콰야 등 다섯 명의 작품 58점을 내놨다.

보석과 판화 등 선물 아이템 눈길

K옥션은 올해 마지막 ‘자선+프리미엄’ 온라인 경매를 17일까지 연다. 자선 아이템과 고가 미술품을 합쳐 모두 260여 점(14억원)을 경매한다. 미술 애호가의 저변 확대를 위해 그림값을 시중보다 30~50% 정도 낮췄다.

프리미엄 온라인 경매에는 장욱진, 오지호, 정창섭, 이우환, 김창열, 김종학, 이왈종, 오치균 등 쟁쟁한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과 추사 김정희, 석봉 한호의 글씨, 근대 초상화 등이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나와 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선물 아이템도 다채롭게 구성했다. 이우환과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판화를 비롯해 일본 메디콤토가 개발한 아트토이 베어브릭, 프랑스 패션업체 에르메스의 명품 가방, 세계적인 팝아티스트 카우스의 아트상품, 보석 같은 디자인 작품도 수집가들의 시선을 자극한다.

자선 경매에서는 성악가 조수미, 방송인 김미화, 요리연구가 최현석, 모델 장윤주 등 서울홍보대사들의 애장품이 저렴한 가격에 새 주인을 찾는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제이슨의 컨설팅권도 출품돼 경매의 묘미를 더했다. 도현순 K옥션 대표는 “자선 경매 수익금은 긴급 구호, 어린이, 문화예술, 의료, 동물복지 등 다섯 부문의 여섯 기부 파트너(월드비전, 한국메세나협회,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메이크어위시재단, 승일희망재단, 한국애견협회)에 전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24시간 온라인으로 응찰할 수 있으며, 17일 오후 4시부터 10점씩 5분 간격으로 마감한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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