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기업 꿈 담아낼 그릇 빚기

입력 2019-12-19 17:35   수정 2019-12-20 00:06

“쉬는 게 혁신.” “아프면 청춘이 아니라 환자.” ‘직통령’이라고 불리는 ‘펭수’의 명대사다. 젊은 직장인 사이에 펭수를 모르면 소외감을 느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의 ‘사이다 발언’은 요즘 직장인들의 공감과 대리만족을 얻어내기 충분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직장인이 펭수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직장에는 서로 다른 색을 가진 다양한 세대가 모여 있기 때문. 어느 시대든 세대 차이로 인한 갈등이 늘 존재했고, 기업 경영자 입장에서는 그 난제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필자가 첫 회사생활을 시작했을 때다. 회식 자리의 단골 메뉴는 삼겹살과 소주였고, 단합을 위한 건배사와 노래는 필수 역량이었다. 상하 수직적인 상사와의 관계, 눈치 퇴근 문화가 당연시됐다.

기업을 설립하면서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안 되면 되게 하라’는 경직된 표어 대신 ‘Survival, Success, Satisfaction’을 전면에 내세웠다. 주말이 있는 삶을 통해 직원들이 업무 집중도도 높이면서 일 잘하는 풍토를 만들고 싶었다. 세월은 흘러 20년이 지났고 또 다른 고민에 직면하게 됐다.

국가 성장기에 태어난 요즘 직장인들은 또 다른 가치관과 문화를 갖고 있다. 과거 직장 상사와의 관계, 팀의 성과가 중심이 됐던 반면 이제는 개인의 성과와 회사에서 인정받고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한 가치가 됐다. 공정한 평가와 그에 따른 인센티브, 수평적 관계를 이야기한다. ‘워라밸’ 또한 기업을 선택하는 주요 조건이다. 이제 기업문화의 변화가 생존 필수 요건이 됐다. 적절한 업무 배정과 공정한 평가 기준에 대해 고심은 끝이 없다. 하지만 그 기준과 공감은 균형점이 어디일까?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회사 비전 제시는 난감한 숙제다. 20년 전과 지금의 환경은 180도 달라졌고, 설립 초기 비전의 의미는 퇴색됐다. 직원들을 계속 꿈꾸게 하려면 그 꿈을 담아 키울 수 있는 새 그릇이 필요하다.

역대 최대 인수합병(M&A) 규모를 기록한 ‘배달의민족’의 성장 뒤에는 독특한 기업문화가 있었다. “9시 1분은 9시가 아니다”, “실행은 수직적! 문화는 수평적” 등과 같은 규율 안에서의 자율적인 문화를 지향한다. 좋은 기업문화는 직원들의 행복지수와 애사심을 키우고 성과로 이어지게 한다.

“회사 문화는 미래 혁신의 토대이고 기업가의 임무는 기초를 닦는 것이다”는 에어비앤비 최고경영자(CEO)의 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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