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천문: 하늘에 묻는다' 배우 최민식 "세종과 장영실은 군신 관계 넘어 서로의 벗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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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12-20 13:12   수정 2019-12-21 00:27

영화'천문: 하늘에 묻는다' 배우 최민식 "세종과 장영실은 군신 관계 넘어 서로의 벗이었죠"


묵직한 카리스마와 섬세한 감정 연기로 존재감을 과시해온 배우 최민식이 천재 과학자 장영실로 분해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독자적인 천문과 역법을 갖춰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대왕(한석규)과 그와 뜻을 함께했지만 한순간 역사에서 사라진 장영실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은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26일 개봉)에서다.

최민식이 연기한 장영실은 관노로 태어나 종3품 대호군까지 오른 인물이다. 세종의 오랜 총애를 받으며 자격루, 혼천의 등 수많은 업적을 남겼다. 하지만 세종 24년 장영실의 감독 아래 만든 안여(安輿: 임금이 타는 가마)가 허물어진 사건 이후 어느 기록에서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실록의 한 부분에 ‘세종이 장영실을 지근거리에 두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는 기록이 있어요. 거기서 힌트를 얻었죠. 두 사람은 임금과 신하의 관계를 넘어 깊은 우정을 쌓았던 벗이지 않았을까 하고요. 그래도 사람인데 매번 좋기만 했겠어요. 하나의 아이디어를 놓고 작은 대립도 있었겠죠. 한글 창제로 인해 자신과 소원해진 세종에게 서운하기도 했을 거고요.”

최민식의 말처럼 영화는 세종과 장영실의 업적보다 이들의 관계 묘사에 집중한다. 두 사람은 어린아이처럼 서로 장난을 치기도 하고, 날 선 눈빛으로 대립하기도 한다. 최민식은 “정치적 상황은 다 아는 이야기라서 영화의 재료는 될 수 있어도 주제가 되면 재미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천문’은 군신 관계를 넘어 벗으로 자리잡은 두 사람의 우정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세종은 복잡한 갈등 구조를 가진 인물이다. 대신들과의 대립, 명나라와의 외교적 상황 속에서 끊임없이 고뇌한다. 반면 장영실은 가장 비정치적이다. 최민식은 “장영실은 오로지 창작하는 재미에 취해 사는 인물”이라며 “세종보다는 장영실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 같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자신의 능력을 알아봐 준 세종에 대한 고마움부터 좌천됐을 때의 서운함, 자신을 희생하면서 세종이 꿈꾸는 세상을 지키고자 했던 간절함까지 상황과 감정이 시시각각 변해요. 미친 듯이 날뛰기도 하고 통탄의 눈물을 흘리기도 하죠. 이런 장영실의 다양한 심리를 밀도 있게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최민식은 한석규와 영화 ‘쉬리’ 이후 20년 만에 재회했다. 동국대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MBC 주말극 ‘서울의 달’과 영화 ‘넘버3’(1997년) 등에서 호흡을 맞췄다. 최민식은 “한석규와 작품으로 다시 만날 때가 됐다고 생각하고 있던 즈음에 둘 다 ‘천문’ 대본을 받았다”며 “이 영화가 아니었어도 (한석규가 출연하는 작품에) 무조건 참여했을 것이다. 그만큼 같이 연기하고 싶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현장에서는 대화를 나눌 필요가 없어요. 세종에게 ‘왜 그 힘든 길을 혼자 가려 합니까’라고 하는 대사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쏟은 적도 있어요. 석규의 눈을 한참 바라보는데 울컥하더라고요. 내가 우니까 석규도 따라 울었습니다. 서로 전혀 상의하지 않았는데 말이죠. 그때 ‘이게 궁합이구나’라고 느꼈습니다.”

두 사람의 끈끈한 궁합은 영화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특히 세종과 장영실이 근정전 앞에 누워 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장면은 애틋하고도 따뜻했다. 이 장면은 한석규의 아이디어였다. 최민식은 “원래는 후원 뜰을 거닐다 돌 같은 곳에 앉아 별을 보는 것이었는데, 석규가 갑자기 눕자고 했다”며 “왕과 관노가 한 곳에 눕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상징적이기도 하다. 세종의 열린 가치관과 그의 사람이 되는 장영실의 모습을 구구절절한 대사 없이 표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민식은 ‘천문’에 이어 쉴 틈 없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 ‘행복의 나라로’(가제)는 지난 10월 촬영을 마쳤고, 지난 2일부터 작업에 들어간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에서는 탈북한 천재 수학자로 변신한다.

“다양한 장르와 새로운 색깔의 영화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중의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연연하지는 않습니다. 이야기와 캐릭터를 만드는 창작의 재미에만 취해 살려고요. 제게 연기는 끊임없는 공부니까요.”

태유나 한경텐아시아 기자 you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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