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총수' 구광모의 실용주의…LG, 33년 만에 강당 시무식 없앤다

입력 2019-12-20 15:21   수정 2019-12-21 01:16

LG그룹이 내년부터 임직원이 한자리에 모이는 강당형 시무식을 폐지한다. 회장이 준비한 원고를 읽던 신년사는 임직원 개인 이메일로 보내는 방식으로 대체한다. 10대 그룹 중에 시무식을 없애는 건 LG가 처음이다. 시무식 혁신을 통해 40대 총수인 구광모 LG그룹 회장(41)의 ‘실용주의 경영’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LG그룹은 내년 1월 2일 별도의 시무식을 여는 대신 국내외 25만여 명의 임직원에게 구 회장의 신년 영상 메시지를 배포할 예정이라고 20일 발표했다.

LG그룹은 1987년 그룹 사옥인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준공 이후 지난해까지 이 건물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시무식을 열었다. 구 회장은 취임 후 첫 시무식이었던 지난 1월 2일 시무식을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었다. 당시 구 회장은 생산직과 연구직 등 다양한 직무의 직원 700여 명을 초청했다. 직원들은 정장이 아닌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으로 참석해 자유롭게 인사를 나눴다. 내년부터는 이 같은 시무식 관행마저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해 없애기로 했다.

LG그룹 관계자는 “전 세계 임직원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를 비롯한 LG 구성원 전체에 가까이 다가가 신년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MZ세대는 1980년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LG전자와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들도 최고경영자(CEO) 신년사를 디지털 방식으로 전달할 방침이다.

LG는 앞서 그룹 차원의 종무식도 없앴다. 이번 조치로 대기업의 상징과 같던 연초 시무식과 연말 종무식이 LG에선 모두 사라지게 됐다. 주요 계열사들은 이날부터 팀별로 종무식을 연다. 이후 내년 1월 2일까지 최장 12일간 집단 휴가에 들어간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서 근무한 구 회장이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강조한 데 따른 조치다. 그는 서류와 보고 형태의 업무 관행을 토론 중심으로 바꾸는 등 조직문화부터 일하는 방식까지 혁신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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