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사상 첫 60대 평균타수…日 '황금세대 반격'에 韓 9승 그쳐

입력 2019-12-22 17:54   수정 2019-12-23 02:44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가 지난 18일 ‘2019 JLPGA 어워드’를 끝으로 2019시즌을 마무리했다. ‘기록 제조기’ 신지애(31)가 일본 프로골프 사상 최초로 평균타수 60대를 치는 등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한 해였다. 그러나 여자 선수들이 합작한 우승이 8년 만에 처음 한 자릿수(9승)에 그친 게 의미심장하다. 1998~1999년 태어난 일본 ‘황금세대’의 반격에 ‘K골프’의 기세가 둔화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진을 면치 못했던 남자투어(JGTO)는 전년 대비 두 배인 4승을 합작하며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힘 빠진 1980년대생 멀티 챔프들

신지애는 JLPGA 어워드에서 2년 연속 ‘올해의 영예상’을 받았다. 큰 기록을 세웠거나 투어 발전에 공로를 한 선수에게 주는 의미 있는 상이다. 평균타수 60대(69.9399)가 나온 건 일본 남녀 프로골프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JLPGA투어는 “일본 여자골프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극찬했다.

그럼에도 그를 포함한 한국 선수들이 일본에서 거둔 9승은 또 다른 이면을 보여준다. 한국 선수들은 2011년 8승 이후 지난해까지 7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쌓았다. 2015년, 2016년 2년 연속 17승을 수확하며 정점으로 치닫던 일본투어의 한국골프는 2017년 13승으로 한풀 꺾였지만 지난해 15승을 올리며 다시 전성기를 되찾는 듯했다. 올해 9승은 이때와 비교할 때 40%나 줄어든 승수다.

멀티 챔프들의 활약이 둔화됐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신지애는 4승, 황아름은 3승을 올렸다. 안선주(32)는 한국 선수 최다승인 5승을 쓸어 담았다. 안선주는 올해 ‘무관’의 설움을 견뎌야 했다. 황아름도 1승에 그쳤고 한때 일본 무대를 주름잡던 김하늘(31)도 우승과 연이 닿지 않았다. ‘우승 제조기’ 이보미(31)도 올 시즌 한껏 상승된 기량을 선보였지만 우승까진 이르지 못했다. 2017년 8월 캣레이디스에서 올린 통산 20승이 마지막이다. 1980년대생 베테랑들이 ‘집단침체’에 들어간 셈이다.

올해 일본으로 건너간 ‘루키’ 배선우(25)는 그래서 ‘가물에 단비’다. 올 시즌 데뷔해 메이지컵을 제패하는 등 2승을 거두며 멀티 챔프의 계보를 이을 기대주로 자리매김했다. 상금 랭킹 4위까지 꿰찬 그는 “이렇게 잘할 줄 몰랐다. 나 자신에게 300점을 주고 싶다”며 좋아했다.


일본 ‘황금세대’의 견제로 흔들

반면 일본 여자 골프는 불꽃을 일으켰다. 간판 스즈키 아이(25)와 20대 초반 황금세대의 대표주자 시부노 히나코(21), 하타오카 나사(20)가 일본골프에 날개를 달아준 구원투수로 떠올랐다. 스즈키는 올 시즌 25개 대회에 출전해 무려 7승을 챙겼다. 올 시즌 줄곧 상금 랭킹 1위를 달리던 신지애를 끌어내리고 상금왕까지 꿰차며 역습의 선봉장 노릇을 했다.

황금세대는 당분간 K골프를 견제할 대항마가 될 듯하다. 미야자토 아이(34)가 2011년 일본인으로는 처음 여자 골프 세계 정상에 선 것을 보며 골프선수 꿈을 키운 ‘아이 키즈’가 황금세대다. 시부노와 하타오카, 가와모토 유이(21), 가쓰 미나미(21), 하라 에리카(20), 고이와이 사쿠라(21), 아사이 사키(21), 이나미 모네(20) 등이 대표적이다. 박세리(42)가 1998년 US여자오픈을 제패한 것을 보며 꿈을 키운 한국의 1988년생 ‘세리 키즈’와는 10살 정도 차이가 난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깜짝 우승을 신고한 시부노가 4승, 하타오카와 가쓰가 2승씩을 거두는 등 이들이 올해 수확한 승수만 13승에 달한다. 한국의 1988년생들처럼 황금세대도 어릴 때부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컸다. 가와모토는 “일본에선 호랑이띠에 강한 선수가 나온다는데 우리가 그렇다”고 말했다.

긴 부진터널의 남자투어 햇볕 드나

남자 선수들은 올해 4승을 합작했다. 2009년 무승 이후 지난 시즌 최저 승수(2승)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등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김경태(33), 박상현(35), 황중곤(27), 최호성(46)이 1승씩을 올렸다.

‘일본 투어 황제’ 역할을 해온 김경태의 막판 부활은 내년 시즌을 기대케 하는 대목이다. 그는 3년6개월여의 긴 부진에서 벗어나 지난 1일 카시오월드오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시즌 최종전 JT컵도 공동 4위로 마쳤다. 그는 “앞으로 10년은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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