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끝, 그룹 '노을'이 내린 밤은 따뜻했다 [리뷰]

입력 2019-12-22 19:44   수정 2019-12-22 21:09


그룹 노을이 선사하는 공연은 살을 에는 추운 겨울밤도 따뜻하게 감싸는 마력을 지녔다. 묵직한 보컬도, 재치 있는 입담도, 친근한 소통도 모두 존재했던 2019년의 어느 날, 추위까지 전부 잊게 한 '노을이 내린 밤'이었다.

노을(강균성, 전우성, 이상곤, 나성호)은 21, 22일 양일간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2019 연말 투어 콘서트 '노을이 내린 밤'을 개최했다.

2002년 데뷔해 대표적인 국내 보컬 그룹으로 변함없는 인기를 이어오고 있는 노을에게 올 한 해는 특별했다. 지난달 발표한 신곡 '늦은 밤 너의 집 앞 골목길에서'로 당당히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며 누구도 표방할 수 없는 묵직한 내공을 지녔음을 재차 증명했다.

발표한 지 한 달이 넘은 현재까지도 '늦은 밤 너의 집 앞 골목길에서'는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한 리스너들의 큰 사랑 속에서 노을은 대구, 서울 대전, 부산에서 연말 투어 콘서트를 진행 중이다. 공연은 전 지역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노을표 콘서트'가 지닌 매력을 입증했다.

이날 노을은 '하지 못한 말', '너는 어땠을까', '목소리' 등의 대표곡들로 포문을 열었다. 부드럽게, 때로는 강렬하고 폭발적인 분위기로 객석을 감싸는 네 사람의 목소리가 금세 관객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노을이 내린 밤'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한 데 어울리는 노을 멤버들의 목소리가 잔잔하게 객석에 내려앉았다.

한 해의 끝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노을은 2019년을 돌아봤다. 나성호는 "아직은 실감이 안 나는데 조금 성숙하게, 책임감을 많이 가지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강균성은 "1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힘든 일이 좀 있었는데 들여다보니 인간관계 때문이었더라. 근데 또 사람 덕분에 행복을 느끼기도 했다. 남을 힘들게 하는 사람이 될 건지, 힘을 주는 사람이 될 건지의 차이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래서 결심했어요. 힘든 사람이 있다면 오늘 이 공연으로 힘을 주기로요."


유쾌한 강균성의 입담과 힘찬 각오에 어느새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힘'을 주겠다고 다짐한 대로 다채로운 구성이 재미를 줬다. '노을은 슬픈 노래만 한다'라는 편견을 제대로 깬 이들이었다. '노을표 발라드'는 정석대로, 그리고 여기에 '어쿠스틱', '캐럴 메들리', '가요 톱 10' 등 콘셉트를 가미한 무대로 웃음까지 더했다.

'어쿠스틱 무대'는 JTBC '비긴어게인'에서 착안했다고. 나성호는 "'비긴어게인'을 오래 재미있게 봐서 그걸 콘셉트로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영화 '원스'의 OST인 '폴링 슬로우리(Falling Slowly)', 그룹 악동뮤지션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거지', 자신들의 곡 '만약에 말야', 마룬5의 '선데이 모닝(Sunday Morning)', 방탄소년단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선곡해 보컬과 화음에 집중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무대를 꾸몄다.

이어진 캐럴 메들리와 '가요 톱 10' 무대에서는 심혈을 기울인 분장으로 관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캐럴 메들리에서는 각자 산타 모자와 루돌프 코 등을 이용해 특별한 연말 선물의 분위기를 냈다.


'가요 톱 10'에서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컴 백 홈(Come Back Home)', 엄정화의 '배반의 장미', 강수지의 '보랏빛 향기', 클론의 '난'과 '쿵따리샤바라', 룰라 '3!4!'로 더욱 '스페셜'한 추억의 무대를 선사했다. 특히 이들은 여장까지 불사, 당시 의상과 분장을 그대로 재연해 폭소를 자아냈다. 노래만 잘하는 노을이 아닌, 댄스는 물론 랩까지 거뜬히 소화하는 모습으로 관객들과 웃음으로 하나가 돼 호흡했다. 무대를 마친 후 노을은 "온라인 탑골공원이 유명해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기로 했다. 많은 선배님들을 패러디 해 봤다"라고 전했다.

노을만의 색이 가득한 무대도 빼놓을 수 없었다. '노을표 발라드'의 주를 이루는 슬픈 이별 노래 외에도 흥겹고 사랑스러운 느낌의 '반창꼬', '사랑할게'를 불러 호응을 얻었다. 멤버들은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들과 눈을 맞추고 하이파이브를 하며 친근하게 소통했다.

그 중에서도 백미는 '전부 너였다', '그리워 그리워', '함께', '청혼', '늦은 밤 너의 집 앞 골목길에서', '붙잡고도', '인연' 등 데뷔 때부터 현재까지의 노을을 대변하는 발라드 무대였다. 노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기곡들이 콘서트를 가득 채워 소중한 시간을 완성했다. 위로와 힘이 되고 싶다는 노을의 바람이 그대로 멜로디와 보컬을 입어 공연장을 에워쌌다.


공연을 마치며 노을은 객석에 꽉 자리한 관객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수차례 음악으로 힘을 주고 싶다고 말했던 노을은 노래를 들어주는 이들 덕분에 자신들 역시 음악할 힘을 얻고 있다고 했다.

먼저 나성호는 "전보다 최근 들어 여러분들을 위해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어릴 때는 좋아하고, 맡은 일이니까 잘 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해를 거듭할 수록 보러 와주시는 분들을 위해 무엇인가 잘해야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여러분들로부터 많은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우성은 "객석을 가득 채우고 노래할 수 있다는 것에 정말 감사하다. 많은 가수들의 꿈이 위로하는 음악을 하는 것일 거다. 우리들의 음악도 위로가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강균성도 "매번 들어주시고, 찾아와주시는 분들 덕분에 음악을 할 힘을 얻고 있다"며 관객들에게 미리 새해 인사를 건넸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뜻하는 게 이뤄지면 축복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 그때 내게 유익이라고 해서 걸었던 게 그리 유익이 아니었던 적이 었더라. 새해에는 어떤 길을 걷게 되도 그 안에서 많이 만들어지고, 성숙해지고 아름다운 사람으로 빚어지길 응원하겠다"고 인사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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