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드러난 '현대판 장발장 부자' 실체? '궁금한 이야기Y' 지인 인터뷰

입력 2019-12-28 16:46   수정 2019-12-28 16:48


많은 국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이른바 현대판 장발장 부자의 실체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0일 A 씨와 그의 아들 B 군은 인천의 한 마트에서 식료품을 몰래 훔치다 적발됐다. 그러나 이들은 생활고를 호소했고, 결국 마트 주인은 부자를 용서했다. 이뿐만 아니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도 부자를 경찰서가 아닌 국밥집으로 데려가 식사를 대접했고, 한 노신사는 이들 부자에게 20만 원을 건네기도 했다.

이 이야기는 이후 '현대판 장발장'이라고 불리며 많은 화제를 모았다. 문재인 대통령도 청와대 회의에서 언급할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장발장 부자와 관련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A 씨의 사연이 지나치게 미화된 것이라는 것. 이에 지난 27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해당 의혹에 대해 취재했다. A 씨와 그의 지인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논란은 더욱 커졌다.

A 씨는 택시기사로 일하다 그만뒀는데, 택시 회사 직장동료들이 기억하는 A 씨의 평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한 직장동료는 "내가 아는 그 형은 99% 연기"라며 "애가 아픈데 병원비가 없다고 해서 10만 원을 빌려줬는데 '토토' 하려고 그런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 동료는 "차를 세워놓고 잠이 들었는데, 만 원짜리가 다 없어졌다"며 "블랙박스에는 A 씨만 찍혀있었다"고 주장했다. A 씨가 택시기사로 일할 때 손님이 두고 간 휴대폰 파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는 증언도 있었다.

A 씨가 근무했던 택시 회사 관계자도 "영수증 앞의 숫자를 바꿨다"라며 "도둑 성향이 좀 있는 사람이다. 한두 번도 아니고 이 회사, 저 회사 다니며 미입금시키고 도망가버렸다"라고 밝혔다. A 씨가 택시 기사로 재취업하지 못하는 이유도 병 때문이 아닌 미입금으로 인해 회사들이 안 받아줬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제작진은 A 씨와도 직접 이야기를 나눴다. A 씨는 먼저 "친구들이 말도 안 되게 안 좋은 쪽으로만 올려놨다"며 자신에 대한 폭로에 억울함을 나타냈다. 택시 회사에 입금하지 않은데 대해서도 "사납금은 내려고 노력한다"며 "내가 돈을 떼먹는 게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일부 잘못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택시 기사 시절 승객의 휴대전화를 챙겼다는 폭로에 대해서는 "부수입"이라면서도 "그건 잘못된 것이라고 인정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A 씨는 '장발장 부자'로 불린 계기가 된 당시 사건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현재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내용과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었다. 그는 "그날은 배가 고파서 그런 것보다도"라며 "나라에서 혜택을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한 달 135만 원의 기초생활보장수급비로 살아가는 게 어려운 건 맞지만 이렇게 유명해질 줄은 몰랐다는 게 A 씨의 입장이다. 그는 "후원받을 자격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뉘우치면서 "대학병원에서 검사해보고, 괜찮아지면 취업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최민지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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