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다시 돌아온 '탑골 GD' 양준일이 밝힌 #활동 계획 #외모 관리 #패션 비법

입력 2019-12-31 14:39   수정 2019-12-31 18:27



천재 뮤지션의 끼와 매력이 30년 만에 인정을 받았다.

양준일은 31일 서울시 광진구 세종대 대양홀에서 진행되는 팬미팅 '양준일의 선물'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너무 적응이 안된다"면서도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와 앞으로의 계획을 털어 놓았다.

양준일은 1991년 데뷔해 '가나다라마바사', 'Dance with me 아가씨', '리베카' 등의 히트곡을 남겼지만 2집 이후 활동을 중단했다. V2로 'Fantasy' 새로운 음악을 선보였지만 크게 주목받진 못했다.

하지만 최근 유튜브를 통해 1990년대 활동 모습들이 화제를 모으며 '탑골GD'로 인기를 모았다. 지드래곤과 흡사한 외모에 빼어난 패션 감각, 세련된 음악과 무대 퍼포먼스로 21세기 음악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지난 6일 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3'에 출연하며 더육 유명세를 얻었고, 결국 팬미팅까지 진행되게 됐다.

다음은 양준일 일문일답

▲ 데뷔 28년 만에 팬미팅이다. 기분이 어떤까.

놀랍다. 3, 4명 정도 올 줄 알았다. 이런 자리가 처음이다. 감사하다. 일주일 전만해도 전 그냥 서버였다. 저에 대한 존재가 헷갈리는 상태다. 지금 이 상황이 믿기지가 않는다.

▲ 모습이 바뀐거 같다.

전문가들의 손길 덕분이다. 저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하우스' 덕분이다.(웃음)

▲ 1991년도에 데뷔해 2019년에 돌아왔다. 오랜만에 만나는 팬도 있고, 새로 만나는 팬도 있다.

저는 대한민국을 좋아한다. 가수 활동을 안 할 때에도 영어를 가르치면서 한국에 있었다. (미국으로도)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돌아갈 땐 한국에 오지 못할거라 생각했다. 한국에 있으면서도 선뜻 다가가지 못했지만 그랬다.

스스로에게 한국에서 살고 있지 않는게 더 낫다는 설득도 했다. 그래서 '슈가맨' 출연 자체도 굉장히 망설였다. 그래서 미국으로도 바로 돌아갔고, 한국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음식점에 있는데 전화가 오기 시작하더라. "대한민국이 난리가 났는데 거기서 서빙하면 어떡하냐"고 다른 서버한테 말을 하는데도 저는 계속 서빙을 했다.

그 후 비행기를 타고 들어오면서 승무원 분들도 모두 알아보고, 아이랑 같이 타서 제가 마지막에 내리는데 청소하는 분들도 저를 다 알아보더라. '이게 무슨일인가' 싶었다. 그렇게 조금씩 적응하고 있다. 조금씩 적응하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저를 보러 와주셨다는 것에 또 충격을 받고, 그러고 있다.

▲ 주변 사람들의 반응도 궁금하다.

제 생각엔 저와 가까이 있었던 분들이 적응하는 시간이 저와 비슷한거 같다. 이런 면을 전혀 보지 못했기 때문에. 저의 아내도 제가 춤추고 노래하는 걸 '슈가맨'에서 처음 봤다. 이렇게 메이크업도 하고, 헤어도 하면 아내도 저를 못 알아보고 저에게 '전화번호를 달라'고 할 거 같다.

▲ 아무래도 가장 궁금한 건 향후 계획일 거다.

지금 책을 준비 중이다. 제가 나와서 많은 집중을 받는게, '양준일 머리 속에 있는 것은 무엇인가'인 거 같다. 그걸 글로 표현하고 나누면 좋을 거 같아서. 제가 '슈가맨'에서 던진 말, '뉴스룸'에서 한 말들에 관심이 많은거 같아서 시간을 들여 깊이 들어가고 싶다. 제가 직접 쓸 정도의 한국어 실력은 안된다. 제가 말을 하고 다른 사람이 정리해주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제 앨범이 중고 시장에서 고가로 판매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불법 복제로 다시 찍어내고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 예전 노래를 다시 녹음하고, 앨범을 가질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 양준일에게 열광하고 있는데, 매력이 뭘까.

저는 궁금하지 않다. 그걸 파악하려고 하면 제 스스로 변종 공식을 찾을 거 같다. 또 그걸 따라가면 (스스로도 몰랐던 매력이) 망가지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궁금하다. 왜 저를 보러오셨는지.

▲ 양준일에 대한 인기는 이전의 미담이 알려지면서 더 커진거 같더라.

미담이 뭔가?(설명을 들은 후) 제가 그걸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걸 기억해준다는 것 자체가 고맙고, 실제적으로 그런 행동이 기억은 안난다.

▲ '슈가맨'에서 어릴 때 양준일에게 해준 말이 화제가 됐다. 그리고 지금 상황이 또 바뀌게 됐다. 젊은 양준일에게 더 해줄 말은 없나?

'모든게 완벽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한 말은, 지금 이 상황을 염두한 게 아니었다. 제 20대에게 '네가 원하는 그걸 내려놓으면 그 자체로 마무리가 된 것'이라는 의미였다. 스스로도 받아들이고 현실도 받아들인다는 뜻이었다. 그때 원했던 걸 지금 원하지 않은 것처럼, 실제적으로 뭘 원하는지, 영원히 원하는 건지, 그걸 갖는다고 끝까지 행복이 이뤄지는 건지, 그걸 생각해보라는 뜻이었다.

지금 신기한게 원하지 않았는데도 이뤄지고 있다. 그래서 적응하기가 힘들다. 혼자 이렇게 진행이 되면서 실제적으로 원하는 것이 옳은 건지 싶다. 내려놓는 게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지금도 헷갈린다.

▲ 이젠 과거의 양준일에게 축하 인사를 보내줘야 할 거 같다.

1집과 2집을 내고 V2로 '판타지'를 준비할 때 정말 힘들었다. 모든 걸 다 바꾸고 새 노래를 만들어야겠다는 욕망이 컸다. 그걸 다 하고 나니 잘했든 못했든 모든 걸 내려놓을 수 있었다. 아무리 원해도 이뤄지지 않을 거라는 걸 그때도 직감적으로 알았던 거 같다. 원래 가사 쓰는게 참 힘들었는데, 그땐 가사도 술술 나왔다. 제 마음 속에 있던, 표현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다 해냈던 거 같다.

▲ 이번에 앨범을 발매할 때 신곡을 선보일 계획은 있는가?

V2 앨범을 내면서 그 상황을 썼던 것들이 있다. 지금 다시 새로운 가사를 쓰고 싶진 않고, 그때의 모습을 다시 표현해내고 싶다. 이전에 있던 노래들의 가사와 노래들을 충분히 표현하고 싶다. 그걸 다 하고 나서 새 노래를 하고 싶다.

▲ 음악을 하며서 상처도 많이 받았다.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애정한 이유가 있었을까.

힘든 일들이 있었지만 힘든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제 인생에는 저를 그렇게 따뜻하게 바라봐주는 분들이 있었다. 노사연 누나, 민혜경 누나, **하우스 대표님과도 친한데 연예인으로 친한게 아니고 뭘 봤는지 모르겠지만 이전부터 저를 챙겨주셨다. 그런 따뜻한 분들이 있었다. 미국에서 미국인에게 받을 수 없었던 것들이 한국에서는 띄엄띄엄 꼭 필요할 적에 있었다. 제 이야기를 할 때 슬프지 않는 이유가 그냥 현실이었고, 많은 사건이 있었지만 더 좋은 추억이 있었다. 그런 것들을 소중히 간직하고 싶다. 헤프닝으로 상황이 바뀐 것들은 버리고 싶다.

▲ 그런 헤프닝을 함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팬들이 미안하다고 하더라.

미안해 할 필요가 없다. 그때 전 떠날 수 밖에 없었고, 그런 팬들이 있었던 것도 몰랐다는 점은 오히려 제가 미안해 할 부분이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통과하면서 얻은 것들도 많다. 한 순간도 버리고 싶은 시간이 없다. 쓰레기 같이 버릴 상황에도 잊지 않고 보석같은 부분을 찾아내고 기억하는게 중요한 거 같다.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렇게 따뜻한 마음들이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줬다. 저 스스로도 이런 고마운 마음이 변하지 않았으면 한다.

▲ 과거의 모습을 좋아해 줘서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고민이 됐다고 했다. 이제는 그 두려움을 극복했나.

두렵다기 보단 현실에 무릎꿇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가 '슈가맨'에 나와 무대에 설 수 있는 상황이 온다면 그것도 받아들이고. 방송에 나가기 전에 제가 걱정했던 것들이 이뤄지지 않았고 반대의 상황이 나왔다. 모든 것이 제 계획대로 안됐는데, 20대도 그랬고 50대도 그렇다.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웃음)

▲ 미국으로 거주지를 옮기고 살아왔다. 앞으로 한국으로 완전히 넘어 온 건가.

한국에 들어와서 살고 싶다. 여러 조건들이 이뤄지면 그러고 싶다. 여러분들이 원하시는 동안 계속 활동을 하고 싶다.

▲ 50이 넘은 나이인데도 외모가 그대로다. 관리 비법이 있나.

서빙 일을 할 때 하루에 14시간 일을 하는데, 만보기를 보면 바쁜 날엔 16km를 걷더라. 그걸 하면서 점심 때 뭘 먹으면 졸린다. 그래서 먹지를 않았다. 소식을 해야 일을 할 수 있었다. 원래 살이 찌는 체질은 아니었다. V2는 이미지를 바꾸려고 프로틴을 3000kcal 씩 먹으면서 작업을 했다.

▲ 빼어난 패션 감각도 화제다.

타고난 것도 있고, 저도 제 몸을 잘 알아서. 옷을 고르러 갈 때에도 제가 뭘 원하고 가는 건 아니다. 그런데 딱 보면 이 옷이 나랑 맞겠다 싶은게 있다. 눈에 들어온다.

▲ 목소리로는 10%만 표현하고, 퍼포먼스로 나머지를 표현한다고 자평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가 있을까.

전 목소리가 작은 편이다. 그 당시에 노래 잘하는 분들은 목소리가 굉장히 컸다. 그런데 제가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보면 저 역시 연예인을 보는거 같았다. '끼를 참고 살았나' 이러는데, 그런 건 없다. 평소의 전 차분하다. 그냥 2개의 인격이 있는 거 같다.

▲ 당시에 앞서간다는 생각을 했나?

앞서간다기 보단 '안맞다'고 느꼈다. 그런데 실제적으로 제가 하는 걸 바꿀 수가 없더라. 제 움직임이 마이클 잭슨을 흉내낸다고 하는데, 제가 다른 사람을 흉내내도 그런 느낌이 난다고 하실 거 같다. 제 몸 생김세가 비슷하니 비슷하게 보시는 거 같다.

▲ 미국에 건너가선 왜 음악을 하지 않았나.

미국에 돌아가서 아이를 낳고 닥치는 대로 일을 해야 했다. 당장 이번 달, 어떻게 아이를 먹여 살려야 하나, 그게 급했다. 닥치는 대로 일을 해야 했다.

▲ 양준일을 칭하는 많은 타이틀 중에 '탑골GD'라는 말도 있다. 아티스트 본인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

그게 무슨 뜻인지도 모른다. '탑골'이 무슨 뜻인가? GD랑 비교하는 건 좋은데, GD가 어떻게 느끼는지 모르겠다. 팬들이면 싫어할 수 있을 거 같다. 'GD가 탑인데, 양준일과 감히 비교해?' 이렇게 싫어한다면 충분히 이해한다. 저를 개인적으로 만나보면 생각이 바뀌지 않을까 싶다. 노래하는 모습이든, 무대에 있는 모습이든 다 저의 한 부분만 보는 거 아닌가. 제 스스로에게도 제가 싫어하는 안 좋은 면이 있을 수 있고. 싫어하는 건 이해할 수 있다.

▲ 마무리 인사를 한다면?

솔직하게 표현하려고 했다. 여러분이 기대했던 답이 아니라도 이해해 주길 바란다. 글도 잘 부탁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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