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결의 중동은지금] 이스라엘, 유럽까지 해저 가스관 건설 나선다…"역내 갈등 우려"

입력 2020-01-02 11:24   수정 2020-03-26 00:02


이스라엘이 그리스, 키프로스와 함께 이스라엘 해상 가스전에서 유럽 내륙까지 이어지는 해저 가스관 건설에 나선다. 향후 유럽 본토의 에너지 공급선에 큰 변동을 줄 수 있어 터키 등 역내 타국과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스라엘, 그리스, 키프로스는 오늘 ’이스트메드’ 가스관 건설 사업 계약을 체결한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키프로스 대통령이 그리스 아테네에서 만나 계약에 서명할 예정이다.


이스트메드 가스관 사업은 이스라엘 해안 인근에 있는 레비아단 해상 가스전에서 키프로스섬을 거쳐 그리스까지 약 2000㎞ 길이 해저 가스 수송관을 건설하는 내용이다. 약 60억 유로(약 7조 7855억원)를 들여 2025년 완공하는게 목표다. 이스라엘은 해상 가스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일부 자국에 공급하고 나머지는 유럽 시장에 팔 계획이다. 이후 이 가스관을 통해 이탈리아 등 유럽 내 다른 국가에도 가스 공급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스트메드 가스관은 완공 후 천연가스를 연간 120억㎥ 만큼 수송할 수 있다. 유럽연합(EU) 수요의 10% 규모다. 가스관이 완공되면 천연가스 공급을 놓고 EU의 러시아 의존도가 확 낮아질 전망이다. EU는 연간 천연가스 소비량의 3분의 1 이상을 러시아에서 들여오고 있다. 러시아를 견제하는 미국이 이스트메드 사업을 후원하는 이유다.

일각에선 이번 사업이 역내 긴장을 고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 FT는 “터키는 일대 에너지 개발 ’붐’에서 자국이 제외됐다고 보고 있다”며 “이번 사업이 각 이해당사국과 터키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FT에 따르면 터키는 어느국 영해인지 분쟁 소지가 있는 해역에서 이스라엘, 그리스, 키프로스 등이 터키와의 협상 없이 가스관 건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사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터키는 이미 그리스와 키프로스 등과 다른 에너지 개발 사업을 놓고 갈등 중이다. 작년엔 키프로스가 연안 대륙붕 자원 개발에 착수하자 자국 정부와 밀접한 북키프로스 정부도 자원 개발 권리가 있다며 키프로스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선포 해역에 자국 시추선을 보냈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미트빔의 마이클 하라리 정책연구원은 “최근 터키는 일대 에너지 개발 붐에서 빠지지 않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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