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금리 바람직한가

입력 2020-01-06 18:23   수정 2021-07-21 16:04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부정적인 미국 중앙은행(Fed) 정책 담당자들은 스웨덴 중앙은행(릭스뱅크)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중단하는 것에 안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 스웨덴의 정책을 따를 것이라고 기대해선 안 된다. 릭스뱅크가 지난달 정책 금리를 0%로 돌린 몇 시간 뒤 유럽중앙은행(ECB)이 발표한 보고서엔 오히려 마이너스 금리를 옹호하는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는 “마이너스 금리폭이 현 상황의 두 배가 되더라도 경제에 미치는 이득이 손실보다 앞선다”고 했다.

릭스뱅크는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등 마이너스 금리가 지금까지 경제에 기여해왔다는 ECB의 생각에 동의하면서도 마이너스 금리 기간이 길어지면 부작용이 나온다고 경고한 바 있다. 장래의 전망에 대해 ECB와 릭스뱅크 중 어느 쪽이 옳은지는 향후 미국이 마이너스 금리 도입 결단을 내려야 할 때 지극히 중요해진다. Fed와 관련해서도 경기 악화 국면에서 금리가 다시 0%로 된 경우에 재검토해야 할 과제다.

채권구입·장기대출 등엔 이익

마이너스 금리가 오래 지속되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마이너스 금리에 비판적인 이들은 그 부작용에 관해 다음과 같은 설명을 내놓는다. 은행들은 마이너스 금리로 인한 손해를 예금자에게 전가할 수 없으면 수익이 악화되는 상황에 직면한다. 연금기금과 보험회사는 마이너스 금리 국채의 보유를 정부 당국으로부터 요구받아 수익을 낸다는 고객과의 약속을 달성하기 어려워진다. 투자가들은 금리 부담이 없는 것보다 좋은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금융과 부동산의 거품을 키울지 모른다는 것 등이다.

반면 ECB 보고서는 마이너스 금리가 채권 구입, 저금리 장기 대출 등 여러 이익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보고서는 우선 금리가 마이너스로 계속 내려갈 수 있음을 확인하면서 금리가 ‘0(제로)’에 이른 때에는 중앙은행이 활동할 여지가 없다는 불안을 없앴다고 주장한다. 또한 마이너스 금리에서 금리 인하는 투자가들이 국채에 많이 투자하도록 해 국채 금리를 더 낮춘다고 강조한다. 국채 금리 인하를 반기지 않는 중앙은행은 결국 몇 년 안에 금리를 다시 올릴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이 보고서는 마이너스 금리 때 은행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더욱 컸다고 결론짓고 있다. 이것은 직관에 반한 결론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은행의 수익 축소는 수수료 인상, 자본 이득 등에 의해 충분히 상쇄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금융과 부동산 거품만 키워

정작 이 보고서를 작성한 이들조차 마이너스 금리가 불확실하고 정치적 불안정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마이너스 금리의 장기화가 경제 거품을 일으키거나 은행 또는 보험회사, 연기금에 타격을 끼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로 인해 얻는 긍정적 효과는 미미한 것 같다.

필자는 릭스뱅크의 입장을 지지한다. 마이너스 금리는 경제를 도울 수 있지만 마이너스 금리 기간이 길어지면 부작용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마이너스 금리는 단기간의 실험적 조치에 머물게 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정리=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이 글은 제임스 매킨토시 WSJ 칼럼니스트가 쓴 ‘Do Negative Rates Work? Yes, but Not by Much’를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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