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인정…외교전 번지나 [선한결의 중동은지금]

입력 2020-01-11 13:59   수정 2020-01-11 17:10



이란이 최근 이란 수도 테헤란 항공 인근에서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우크라이나항공 여객기 추락사고가 이란의 미사일 발사 때문에 일어났다고 공식 인정했다.

AP통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이란 군 당국은 이란 국영TV를 통해 "비행기가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주요 군사기지 근처로 방향을 틀어 (군이) 적대적 표적으로 오인했다"며 "인간의 실수로 인해 격추됐다"고 발표했다.

이란군은 이어 "이란군은 당시 최고 대비태세에 들어가 있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인간의 실수로 의도치 않게 비행기를 격추했으며, 이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란군은 성명에서 "이같은 실수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군 체계를 개선할 것"이라며 "비행기 격추 정황에 관련된 이들에게는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이날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트윗을 통해 이란이 미사일로 민간 여객기를 격추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이번 사고가 역내 갈등이 고조된 탓이라며 미국에 책임을 돌렸다. 그는 "미국의 모험주의로 인해 역내 위기가 고조됐고, 이런 와중에 사람의 실수가 발생해 재앙으로 이어졌다"며 "이란 국민을 비롯해 모든 희생자들의 가족, 다른 피해국가들에 깊은 사과와 애도를 표한다"고 썼다.

우크라이나항공 소속 비행기는 지난 8일 오전 6시12분(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로 가기 위해 이란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을 이륙한 직후 테헤란 외곽 남서쪽 지역에 추락했다. 이 사고는 이란이 이라크 미군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한 뒤 약 다섯 시간 후 일어났다. 이 때문에 서방 언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선 격추나 오폭으로 인한 사고설이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당국 관계자는 앞서 "우크라이나 SNS에선 사고 지점 인근에서 이란이 보유한 러시아제 토르 미사일 잔해가 발견됐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은 사고 발생 후 수일간 이번 항공기 추락 사고의 원인이 기기 결함 탓이라고 주장했으나 이날 입장을 바꿨다. 이란군은 자체 내부 조사 결과 이같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과 캐나다 등은 자체 첩보 등을 기반으로 이란이 지대공미사일을 쏴 우크라이나 항공기를 격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고가 군의 오폭으로 인한 것으로 결론나면서 외교전으로도 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고 비행기 탑승자 중엔 이란 국민 외에도 캐나다인, 우크라이나인, 스웨덴인 등이 있어서다. 승객 167명과 승무원 9명 중 생존자는 없다. 이란과 캐나다 당국 등에 따르면 사망자는 이란 82명, 캐나다 57명, 우크라이나 11명, 스웨덴 10명, 아프가니스탄 4명, 독일과 영국 각각 3명 등이다. 캐나다인은 대부분 이란계 캐나다 학생들로 이란에서 겨울방학을 마치고 캐나다로 되돌아가는 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전날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원인 조사를 위한 국제 공조망을 구성하자고 각국에 제안했다. 희생자가 발생한 국가 중 이란은 배제될 것으로 알려졌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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