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기업재무 리포트] 지방 부동산 침체 직격탄 맞은 대한토지신탁, 잠재 부실 우려 큰 자산만 7000억원 넘어서

입력 2020-01-14 10:32  

≪이 기사는 01월10일(10:5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신탁사인 대한토지신탁이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신용위험이 큰 차입형 토지 신탁 사업에 주력했는데 부동산 경기가 좀체 살아나지 않으면서 분양 실적 뒷받침되지 못한 탓이다. 잠재 부실 가능성이 높은 요주의이하자산은 눈덩이처럼 불어 어느새 7000억원을 넘어섰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군인공제회의 완전 자회사인 대한토지신탁의 지난해 9월 말 부채비율은 198.9%로 집계됐다. 2017년 말 93.6% 대비 105.4%포인트 뛰었다. 업계 평균이 78.0%인 점에 비춰보면 평균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대한토지신탁이 최근 몇 년 간 차입형 토지 신탁 사업을 확대한 영향이 컸다. 차입형 토지 신탁은 부동산 신탁사가 재개발이나 재건축 조합원의 부동산 소유권을 넘겨받아 직접 자금을 조달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걸 말한다.

신탁계정대여금을 통해 직접 자금을 충당하거나 자체 신용도를 바탕으로 차입을 일으키기도 한다. 사업 위험이 크기 때문에 자금 조달을 맡지 않는 책임준공형 토지 신탁에 비해 보수가 높게 책정된다.

대한토지신탁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공격적으로 차입형 토지 신탁을 확대했다. 대한토지신탁의 전체 영업수익에서 차입형 토지 신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60.4%에서 2017년 81.9%로 뛰더니 올 1~3분기 누적으로는 82.7%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 분양 실적이 뒤따라 주지 못했다. 특히 대한토지신탁의 차입형 토지 신탁 사업은 상당 부분 지방에서 이뤄졌다. 지방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60% 안팎이다.

이렇다 보니 영업용순자본 차감항목인 신탁계정대여금의 자산건전성이 크게 나빠졌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대한토지신탁의 요주의이하자산비율과 고정이하자산비율은 각각 90.7%(7280억원), 36.7%(2947억원)다. 자산은 건전한 정도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 의문, 추정 손실 등 5단계로 구분한다. 이중 고정, 회수 의문, 추정 손실 자산이 고정 이하 여신이다.

요주의이하자산 대비 충당금과 자기자본의 비율은 49.9%로 2017년 말에 비해 29.2%포인트 하락했다. 부실 완충력이 그만큼 악화됐다는 의미다. 대한토지신탁은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자기자본에 비해 단기 차입을 과도하게 많이 썼다. 총 차입부채가 4762억원(지난해 9월 말 기준)인데 이 중 95.7%가 단기 차입금이다.

이 때문에 대한토지신탁은 지난해 이후 정비 사업을 제외한 차입형 토지 신탁을 새로 수주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신규 수주가 경쟁사에 비해 빠르게 줄고 있다. 신규 수주가 줄면 수수료 수익이 쪼그라들고, 이자비용만 늘어 수익성이 나빠지게 된다. 체질 개선을 위한 사업 재편이 또 다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올해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신규 수주가 쉽지 않아서다. 이미 수주한 사업장에 자금 투입이 이어지면서 새로 수주를 할 여력도 줄고 있다.

정효섭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2~3년에 걸쳐 수익이 인식되는 토지신탁 사업의 특성상 2018년 이후 수주 감소가 영업수익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올해부터 나타날 것"이라며 "신규 수주 추이와 신탁계정대여금 관련 대손비용 관리가 실적 방향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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