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회장 "셀트리온 3社 합병 추진"

입력 2020-01-16 17:28   수정 2020-10-26 15:32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형제가 합병을 추진한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간 헬스케어콘퍼런스에서 “내년께 주주들이 원한다면 바이오, 케미컬(합성의약품), 연구개발(R&D) 등 기능이 다른 세 회사를 하나로 합치는 합병 프로세스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사인 셀트리온과 판매유통회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 합성의약품 개발사인 셀트리온제약을 하나로 통합한 종합제약회사가 되겠다는 것이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이 개발한 제품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구매해 해외에 재판매하는 사업구조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시달려왔다. 같은 식구끼리 제품을 사준다는 이유로 사업 초기에는 허위 매출, 분식회계 의혹도 제기됐다. 이 때문에 합병을 요구하는 주주가 적지 않다.

셀트리온 내부에서는 서 회장이 올해 말 은퇴를 앞두고 경영 승계 작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합병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회사에서 물러나기 전 중복된 사업 구조를 정리해 일감 몰아주기로 인한 과징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그는 지난해 1월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 환급 소송에서 패소해 132억원을 내야 한다. 2013년과 2014년에 부과된 것으로 서 회장은 매년 70억~100억원가량을 세금으로 내고 있다.

서 회장은 중국에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세운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약 20만㎡ 부지에 건립되는 공장은 12만L 규모로 중국 최대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셀트리온, 中에 첫 해외공장…"46兆 글로벌 당뇨치료제 시장 공략"
서정진 회장,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서 해외 진출 발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셀트리온 3사의 합병 의지를 밝힌 것은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기 전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감몰아주기로 수백억원의 세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 부담인 데다 복잡한 사업 구조에서 오는 혼란과 오해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합병 의결돼도 첩첩산중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합병이 성사되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해외 판매 마진이 셀트리온의 영업이익으로 흡수된다”며 “서 회장의 지분율(35.7%)이 높은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거래로 셀트리온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논란을 종식할 수 있는 점은 셀트리온 주주에게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일감몰아주기 논란과 관련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셀트리온 초기 위험을 분담할 판매 파트너사를 물색했는데 거절당하는 바람에 직접 판매 유통사를 세운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해 초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주주들이 원한다면 언제든 합병할 생각이 있지만 내 의지대로 할 마음은 없다”며 “나의 사익을 위해서 하는 판단이라 오해받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합병하면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 주식을 되사줘야 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돈이 많이 드는 작업”이라며 “쉽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증권업계에서도 합병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 주주들이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은 셀트리온보다 주가수익비율(PER) 등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높다. 이런 밸류에이션에 근거해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합병을 추진하면 셀트리온 주주들이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도 있다는 게 증권가의 관측이다.

한 바이오 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는 “셀트리온그룹 3총사는 대표적인 고(高)PER 종목이어서 합병했을 때 기업가치가 전반적으로 지금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 회장이 셀트리온홀딩스를 통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등을 안정적으로 지배하고 있어 합병 동기도 약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셀트리온, 중국에 첫 해외 공장

서 회장은 오는 4월 중국에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착공한다고 발표했다. 이달 중국 정부와 계약을 맺고 4월 착공식을 연다. 중국 공장은 20만㎡ 부지에 12만L 규모로 지어진다. 중국 최대이자 셀트리온의 단일 공장 중에서도 가장 크다. 공장이 완공되면 셀트리온의 생산 규모는 31만L로 늘어나게 된다.

이 공장에서는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판매할 인슐린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생산한다. 서 회장은 “기술 도입과 자체 및 공동 개발 방식으로 인슐린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할 계획”이라며 “세계 400억달러(약 46조5000억원) 규모의 당뇨 치료제 시장에 진출한다”고 말했다.

중국 공장이 완공되면 내수시장을 위한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고 대규모 수탁생산(CMO) 사업도 한다. 램시마는 중국 임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출시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중국에 16개 제품군을 선보인다.

서 회장은 “전략 제품인 램시마SC가 연간 10조원의 신규 시장을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램시마SC는 인플릭시맙 최초의 피하주사 제형이다. 2월 독일, 3월 영국과 네덜란드에 출시하고 셀트리온이 직접 판매할 계획이다. 미국,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서도 올해 안에 허가를 받는다. 3월 9일에는 고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허가 서류를 제출한다. 서 회장은 “올해 미국에서 합성의약품 25개 이상을 승인받을 예정”이라며 “미국 케미컬 시장의 빅3 제약사에 올라 명실공히 종합제약사로 변신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증시에서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은 각 2.27%, 5.96%, 19.32% 상승한 가운데 마감했다.

샌프란시스코=전예진/김동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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