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씽크빅·교원·대교 'AI 콘텐츠 경쟁'…사교육 시장 판도 바꾼다

입력 2020-01-27 18:34   수정 2020-01-28 02:15

‘AI(인공지능)교사가 초등생 자녀의 공부시간 매 순간을 함께합니다.’

초저출산 추세로 침체한 사교육 시장에 AI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교육업체들은 콘텐츠 디지털화와 더불어 AI기술을 접목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학습능력과 진도에 따라 개인별 맞춤형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AI 등 에듀테크는 사교육 시장 판도를 바꿀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웅진씽크빅 대교 교원 등 국내 대표 교육업체는 AI기술을 적용한 수학 등 교육서비스를 전 과목으로 확장하는 데 조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존 수익모델이었던 수만 명의 방문교사 조직은 줄여나가면서 장기적으로 AI교육 서비스의 학습관리자로 전환시킬 계획이다.


교사 대체할 AI…“찍은 정답도 찾아내”

더 많은 아이(소비자)에게 더 많은 상품(교육 콘텐츠)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AI기술은 에듀테크의 핵심인 동시에 교육시장의 ‘빅뱅’을 몰고올 성장모멘텀으로 꼽힌다.

과거 선보인 e러닝 등과 개인별 맞춤 서비스 측면에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월한 것으로 평가된다.

웅진씽크빅이 50억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 실리콘밸리 학습분석 기업인 키드앱티브와 공동 개발한 AI수학을 살펴보자. AI는 최소 한 달 이상 아이의 학습 내용과 패턴을 분석해 학습자가 느끼는 체감 난이도, 문제풀이의 적정 시간, 각종 공부 습관을 분석한다.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특정 학생이 어떤 수학 문제를 풀기 전 이미 맞힐 가능성을 예측한다. 만약 정답을 맞힐 가능성이 10%인데 적정 시간보다 빨리 문제를 풀어내면 ‘찍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음 문제를 제시한다. 반대로 예측 가능성 90%인 아이가 오답을 내놨다면 “OO야! 맞힐 수 있어. 다시 도전해보자”는 식으로 반응한다.

오답을 낸 뒤 개념 정리 또는 힌트로 되돌아가는지, 틀린 문항에 몇 차례나 재시도하는지 등 모든 학습행동을 분석한다. 결과적으로 학력수준과 학습 습관 등을 분석해 총 13개 단계로 학습자를 분류, 맞춤형 학습 콘텐츠를 제공한다. 아이의 레벨은 매주 재조정된다.

최여운 웅진씽크빅 IT개발실 학습플랫폼고도화 팀장은 “기초부터 최상위권까지 수학 학습지로 공부할 경우 반복 연산을 포함해 단원별 각 344개 문항을 풀어야 하는데 AI수학은 수준에 맞는 필수문항만 제공하기 때문에 단원별 문항 수를 164개까지 축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원그룹의 ‘레드펜 AI수학’은 태블릿PC에 장착된 카메라가 공부하는 아이의 눈동자 움직임을 추적(eye tracking)한다. 집중하지 않거나 시선이 다른 곳으로 가면 AI선생님(마이쌤)이 “OO아! 집중해줘~” 하며 주의를 환기시킨다. AI선생님은 오답을 분석해 취약한 유형의 문제도 반복·재학습시킨다.

아이스크림에듀의 ‘아이스크림 홈런’도 조만간 영어, 수학 등 개별 과목에 AI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선보인다. AI가 아이의 수준별 난이도를 자동감지한다. 교과뿐만 아니다. 디지털 공간에 다양한 직업체험 코너를 생성하고 아이들이 머무는 시간과 활동 등을 AI가 분석한 뒤 ‘홈런 좋은 부모 앱’(부모용 앱)에서 아이 취향과 관심도, 진로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아이스크림에듀 관계자는 “초등학생 시기엔 스스로 학습하는 습관을 길러줘야 하는데 방문(과외) 교사나 엄마가 공부하는 내내 옆에 있을 수 없다”며 “AI는 매 순간 함께하며 아이를 분석하고 동기부여, 학습지도, 코칭, 재미를 모두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육시장 격전지 ‘초등 디지털 학습’

현재 이들 교육업체의 최대 격전지는 초등생 시장이다. 인터넷강의(인강)와 학원으로 편입되는 중·고등학생 대신 초등생은 홈스쿨링(가정 내 학습) 비중이 아직 크기 때문이다.

대입 인강으로 잘 알려진 메가스터디교육이 초등학생과 예비 초등생용 인강 프로그램 ‘엘리하이’를 지난해 시작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한글나라’ 등 영유아 교육과정이 강점인 한솔교육은 올해 ‘플라톤아카데미 초등교과 전문 공부방’을 시작했다. 국어·수학·사회과학 등 초등생 전 교과와 연계된 스마트 러닝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학습 콘텐츠를 태블릿PC, 전용 디지털 기기에 넣어 회원제로 운영하는 초등생 디지털 학습시장은 진검승부가 시작됐다. 아이스크림에듀(옛 시공미디어)와 천재교육이 2014년 2015년 ‘아이스크림 홈런’과 ‘밀크티’를 잇따라 출시하며 시장을 개척했다. 비상교육(자회사 엠러닝의 ‘와이즈캠프’) 교원(레드펜AI수학) 대교(써밋수학) 웅진씽크빅(스마트올) 등이 디지털 교육시장에 가세하고 있다.

교육업계 한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초등학생은 디지털 기기로 학습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정서가 있었다”며 “그러나 아이스크림홈런과 밀크티가 각기 회원 10만 명 안팎으로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며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전 과목을 묶어 디지털 단말기(스마트 전과)로 제공하는 방식은 장점이 많다. 교사가 방문하지 않고도 화상 또는 유선, 디지털로만 지도할 수 있다. 종이학습지가 과목별 2만~4만원대에 그친다면 전 과목 디지털 과정은 월 10만원대 초중반(1~2년 약정)까지 가격이 올라간다.

2010년 전후로 태어난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스마트폰과 태플릿PC에 익숙하다. 중고생 사이에 인강이 보편화되자 디지털 학습 연령도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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