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과거 방식은 잊고 '게임 체인저'로…대대적 인사·대규모 설비투자

입력 2020-01-20 15:22   수정 2020-01-20 15:25


롯데그룹은 올해 비상 경영 체제를 선포하고 대대적인 조직개편으로 위기 돌파에 나선다.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시장의 틀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돼야 한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의지를 반영했다.

롯데는 지난달 대규모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50대 중반의 전문경영인(CEO)을 대거 선임하고 신임 임원을 적극 발탁했다. 이런 인사 쇄신을 통해 그룹 체질 개선에 나섰다는 평가다.

주요 계열사인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은 전면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롯데쇼핑은 기존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 백화점, 마트, 슈퍼, e커머스(전자상거래), 롭스 사업부문을 롯데쇼핑 단일 대표이사 체제의 통합법인으로 재편했다. 사업부 간 시너지는 키우면서 일관성 있는 투자 및 사업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다. 롯데쇼핑 통합법인은 쇼핑 내 전 사업부의 투자 및 전략, 인사를 아우르게 된다. 기존 각 계열사는 사업부로 전환된다. 사업부장들은 사업부의 실질적인 사업 운영을 담당한다.

온라인 사업 부문의 경쟁력도 강화한다. 롯데는 올해 상반기 새로운 쇼핑 앱(응용프로그램) ‘롯데 온’을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는 계열사별로 운영되던 7개사(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닷컴·롯데슈퍼·롭스·롯데홈쇼핑·롯데하이마트)의 온라인몰 상품을 롯데 온에 모은다. 이를 통해 2023년까지 롯데의 e커머스 취급 규모를 현재의 세 배인 20조원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롯데 화학부문은 국내 생산거점인 여수, 울산, 대산 지역을 비롯해 해외에서도 대규모 설비 투자를 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5월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에탄크래커(ECC) 및 에틸렌글리콜(EG) 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2016년 6월 착공해 3년 만에 완공했다. 총 사업비 31억달러(약 3조6000억원)를 투자했다. 이 초대형 석유화학단지는 에틸렌 100만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레이크찰스를 비롯한 휴스턴 지역은 세계 최대 정유공업지대다. 유럽의 ARA(암스테르담·로테르담·앤트워프), 싱가포르와 함께 세계 3대 오일허브로서 미국 내 오일·가스 생산, 물류거래의 중심지다.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에도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2018년 12월 인도네시아 자바 반텐주의 대규모 유화단지 공사에 들어갔다.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회사인 크라카타우스틸로부터 약 47만㎡ 면적의 부지 사용 권한을 매입했다. 이곳에 납사 크래커와 하류부문 공장 등 대규모 유화단지를 짓고 2023년부터 상업 생산 시작을 검토 중이다.

롯데는 화학부문의 국내 투자를 늘리고 생산설비 경쟁력도 높일 계획이다.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BP화학은 울산에 2021년까지 6900억원 규모의 신·증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은 메틸셀룰로스 공장을 증설 중이다. 롯데BP화학은 초산 및 초산비닐 생산설비를 늘리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국내외 유화단지의 신증설이 완료되면 롯데의 화학부문은 시장을 선점하고 동남아 시장의 지배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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