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자가용 비행기의 명암

입력 2020-01-27 17:19   수정 2020-01-28 00:25

내가 원할 때, 원하는 곳으로 자유롭게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먼 꿈나라 속 얘기와도 같다. 하지만 어마어마한 부자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거대 기업 오너들이나 유명 연예인, 스포츠 스타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그런 꿈을 현실로 누려왔다.

자가용 비행기는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대략 대당 50억~600억원 선이다. 여기에 조종사와 승무원 급여, 정비, 세금 등으로 연간 50억원 정도가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10년만 보유해도 1000억원에 가까운 지출이 생기는 만큼 억만장자들이나 누릴 수 있는 호사다.

설 연휴를 맞아 자동차로 꽉 막힌 도로를 내려다보며 고향으로 ‘쌩’하고 날아갈 수 있다면 그 기분은 정말 최고일 것이다. 마음만 내키면 불과 몇 시간 만에 푸른 열대 바다와 백사장으로 날아갈 수 있다면 우리의 인생은 무척이나 풍요로울 듯도 하다. 그러나 세상 모든 빛에는 그림자도 있는 법.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적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41)가 26일(현지시간) 개인용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사망했다. 추락한 헬기는 비교적 안전한 기종으로 알려졌지만 불의의 사고를 막지 못했다. 유명인들의 자가용 비행기 사고 소식은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들리곤 한다.

US오픈 골프 챔피언 페인 스튜어트(1999년), 뉴욕 양키스 간판투수 코리 라이들(2006년), 전설적 복싱 헤비급 챔피언 로키 마르시아노(1969년)도 그렇게 유명을 달리했다. 컨트리 가수 존 덴버(1997년), R&B 가수 알리야 호턴(2001년)도 마찬가지다. 월마트 창업자 샘 월튼의 아들 존 월튼(2005년), 카르푸 대주주 폴 루이 알레(2003년)가 그랬고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아들 존 F 케네디 주니어(1999년)도 같은 길을 걸었다.

자가용 비행기의 가장 큰 문제는 안전이다. 강풍 등 기상 변화에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그래서 대형 여객기에 비해서 사고도 많은 편이다. 안전점검 등의 면에서 일반 항공기에 비해 철저하지 못하다는 점도 지적된다. 비행에 익숙지 못한 오너들의 ‘자가 운전’ 역시 사고 확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인들의 자가용 비행기 사고 소식을 접하면서 “만약 그들에게 돈이 많지 않았더라면 더 오래 살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억만장자는 부럽지만 큰 부자가 아니어서 좋은 점도 없지는 않은 듯하다.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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