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찰엔 감찰로'…법무부-대검 '최강욱 기소' 충돌

입력 2020-01-27 17:41   수정 2020-01-28 03:13


법무부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승인 없이 최강욱 공직기강비서관을 기소한 검찰에 대해 감찰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과 관련해 검찰 내부에서는 오히려 이 지검장을 감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지검장이 최 비서관을 기소하라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명령을 따르지 않은 데다, 최 비서관 기소 과정을 윤 총장과 김영대 서울고검장에게 뒤늦게 보고해 검찰보고 사무규칙을 어겼다는 지적이 있어서다.

검찰은 법무부의 감찰과 관계없이 청와대의 선거 관련 개입 의혹 등 정권 관련 수사를 빨리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법무부와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李 지검장 감찰해야”

이 지검장은 지난 설 연휴 기간 ‘윤석열 패싱’ 논란에 휘말렸다. 이 지검장은 지난 23일 최 비서관 기소가 자신의 결재 없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즉시 보고했으나, 같은 내용을 윤 총장에게는 24일에야 보고했다.

검찰보고사무규칙에 따르면 각급 검찰청의 장은 검찰사무에 관한 보고를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법무부 장관과 상급 검찰청 장에게 동시에 보고해야 한다.

이 지검장은 지난 25일 “윤 총장은 대부분의 사실관계를 이미 잘 알고 있는 상황이라 추 장관에게 우선 보고한 것”이라며 “검찰보고사무규칙을 따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한 법조계 관계자는 “윤 총장은 그렇다고 해도 관련 내용을 모르고 있던 김 고검장에게도 뒤늦게 보고했기 때문에 이 지검장이 규정을 위반한 것은 맞다”고 주장했다.

검찰 내부에선 이 지검장이 최 비서관을 기소하라는 윤 총장의 지시를 거부한 것과 이번 건을 합쳐 이 지검장을 감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현직 검사는 “윤 총장은 이 지검장에게 기소 의견을 낸 수사팀의 말을 들어주라고 지시한 것일 뿐”이라며 “하급자인 이 지검장이 정당한 지시를 따르지 않은 것은 항명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검장은 공수처 수사 대상 1호”라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선 앞으로도 윤 총장이 정권을 겨냥한 수사와 관련해 이 지검장에게 적극적으로 의견을 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 지검장이 지시를 거부하는 사태가 재차 발생한다면 윤 총장이 ‘이성윤 감찰’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이 지검장을 감찰하더라도 징계는 검찰총장의 청구로 법무부 장관이 결정하기 때문에 감찰의 실효성을 담보할 순 없다”고 했다.

법무부, ‘윤석열 사단’ 감찰하나

법무부 역시 감찰을 통해 윤 총장 옥죄기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법무부는 이미 최 비서관 기소와 관련해 송경호 3차장 등에 대한 감찰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송 3차장에게 지시를 내린 윤 총장도 감찰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에선 법무부가 피의사실 공표와 별건수사 등을 내걸어 현 정권을 겨냥해 수사를 진행한 ‘윤석열 사단’에 대해 추가적으로 감찰권을 발동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법무부가 지난 23일 법무부와 대검에서 감찰 업무를 담당하는 검사들을 전원 교체한 이유가 있을 것이란 배경에서다.

친(親)정부 인사로 통하는 이종근 인천지검 2차장의 부인인 박은정 부장검사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시절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서 활동한 전윤경 부장검사 등이 각각 법무부와 대검에서 감찰 업무를 맡게 됐다.

한편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 등은 설 연휴를 반납하고 수사에 매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3일 새로운 수사 진용이 갖춰질 때까지 최대한 많은 증거를 확보해 ‘수사 뭉개기’를 막겠다는 의도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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