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삼진아웃' 리쌍 길, 결혼·득남 사실 숨겼던 그의 복귀 타이밍은 옳았을까 [이슈+]

입력 2020-01-28 15:24   수정 2020-01-28 15:41


세 차례의 음주운전으로 자숙 중이었던 가수 길이 '아이콘택트'에 출연했다. 그는 자신으로 인해 고통받는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길은 지난 27일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에 출연해 장모와의 눈맞춤에 나섰다.

이날 한 여성은 "우리 딸이 3년 동안 실종됐다. 집에서 은둔 생활한다. 외부로 노출을 할 수가 없다. 그러니 사위가 예쁘겠냐. 안 예쁘다"라고 말했다.

'문제의 사위'가 누구일지 관심이 쏠린 가운데 가수 길이 모습을 드러냈다. 자숙으로 오랜 시간 자취를 감췄던 길의 등장에 MC들은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상민은 "이게 말이 되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길은 2017년 음주운전 적발 사실이 알려지며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2014년 음주운전 적발로 MBC '무한도전' 등 출연프로그램에서 하차한 뒤 재차 물의를 일으킨 것이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2004년 이미 한 차례 음주운전 적발로 벌금형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방송에서 길은 "일단은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려야 할 것 같다. 저와 제 음악을 사랑해주셨던 많은 분들에게 너무 큰 실망감을 드렸다. 정말 죄송하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방송국을 찾은 그는 "햇수로 3년 된 것 같다. 지금도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게 잘하는 일인지, 잘못하고 있는 건지 사실 잘 모르겠다"면서 "처음 몇 달은 밖에 나가지를 않았다. 못 나가겠더라. 이런 내 자신 자체만으로도 너무 싫더라. '음악을 해서 뭐 하나. 음악으로 보답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라고 생각해 악기들을 다 치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길은 "모든 일이 나 때문에 일어난 건데 와이프는 묵묵히 곁에서 같이 반성하는 마음으로 지냈다. 나야 당연히 혼나야하고, 손가락질당해야 마땅하지만 나의 아내와 가족들은 상처받을까 봐 그 두려움이 커서 집에서만 감추며 살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길의 장모는 "우리 딸이 잘 웃고, 어디 다니는 걸 좋아한다. 그런데 못 다니니 참 안쓰럽고 불쌍하더라. 그러려고 키운 건 아닌데 그렇게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길과 장모의 거리는 멀어졌다고. 길은 "거의 이야기를 안 한다. 내가 식사를 할 때는 장모님이 자리를 피하고, 장모님이 식사할 때는 내가 자리를 뜬다. 냉랭한 어색함이 있다. 그게 더 가슴이 아프다"고 고백했다.

이 같은 상황이 어렵기는 장모도 마찬가지였다. 길의 장모는 "머리로는 모든 걸 이해하는데 가슴이 안 되더라. 딸이 시집갔다는 생각을 못 한다. 내 딸은 정식으로 시집을 가지 않았다. 계속 숨기고만 있으니 미혼모나 다름 없다. 딸도 손자도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 마음껏 돌아다녔으면 좋겠다. 그래야만 사위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길은 결혼과 득남 사실을 감춘 것에 대해서는 "타이밍을 놓쳤다"면서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주위 친구들과도 연락을 끊은 상태라 나와 연락이 안 닿으니까 내가 아들을 낳았다는 걸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여러 매체에서 내 주위 분들에게 연락이 왔는데 당연히 아니라고 그럴 리가 없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걸 나중에 알고 나서 다시 바로 잡고 싶은데 타이밍을 놓치니까 걷잡을 수 없었다. 축복 받으면서 결혼하고 아들의 돌잔치도 해야하는데 다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길과 마주한 그의 장모는 "3년 전 딸하고 결혼 기사가 났는데 사실무근이라고 나오더라. 왜 안 밝혔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어 "사실 섭섭했다. 그때 인정을 했더라면 순조롭게 풀리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우리 딸도 꿈이 있었다. 하고자 하는 일도 있었다. 근데 이제는 바깥을 마음대로 출입을 못하는 애가 됐다. 숨어있어야 한다. 난 그러자고 딸을 키운 건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자 길은 "일단 두려움이 컸던 것 같다. 그런 얘기들이 기사화됐을 때 거기에 달리는 안 좋은 글들은 내가 짊어져야 할 일이지만 그런 것에 아내가 장모님이 상처받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가 '오빠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얘기해줘서 장모님 생각은 안 하고 그냥 저희가 판단해서 그렇게 했던 거다"라고 설명했다.

길은 결혼식을 올리고자 하는 마음도 내비쳤다. 그러나 결혼식 규모를 두고 장모와 이견을 보였다. 길이 30여 명 정도의 지인들만 모여놓고 결혼을 하고 싶다고 말하자 장모는 "나는 스몰웨딩 싫다. 가뜩이나 여태껏 숨어왔는데 결혼식마저도 숨어서 하는 거라고 밖에는 안 느껴진다"고 반박했다.

길의 장모는 "결혼식을 올려야만 정식으로 사위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재차 강조했고, 길은 "아내와 가족을 위해 결혼식을 하고 싶지만 축복 받아도 될까 걱정된다. 연예인 길이 아닌 어머님 사위 길성준으로 최선을 다해 살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길의 방송 출연은 2017년 이후 약 3년 만이었다. 그간 길에게는 결혼과 득남이라는 굵직한 일들이 있었지만 대중 앞에 나설 수도, 축복을 받을 수도 없었다. 음주운전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잘못으로 많은 이들이 등을 돌린 상태였기 때문. 더욱이 세 차례나 거듭된 잘못이었기에 대중의 실망감은 극에 달할 수밖에 없었다.

방송에 출연한 길은 연신 어두운 표정으로 자신의 과오를 반성한다고 했다. 그는 결혼, 득남 등 자숙 중에 있었던 일들을 밝힐 수 없었던 이유로 '타이밍'을 꼽았다. 그렇다면 그의 복귀 타이밍은 옳았을까. 여전히 '음주운전 삼진아웃' 전력의 길을 바라보는 대중의 눈길은 곱지 않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길의 가족들이 날카로운 시선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자숙 중인 길의 방송 복귀 시점에 대해서는 의아함을 표하고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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