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보다 비싼 팔라듐…"우한 폐렴도 뚫었다"

입력 2020-02-02 17:27   수정 2020-02-03 02:34

지난해 ‘금보다 비싼 금속’ 자리를 차지한 팔라듐이 올해도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1월 한 달 동안 팔라듐 가격 상승률은 20%에 달했고, 수익률은 금보다 네 배나 높았다. 팔라듐 가격을 추종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도 최근 3개월 동안 25%에 이르는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우려로 주식은 물론 원유 등 원자재까지 타격을 받는 와중에도 팔라듐은 나흘간 일시 급락했다가 다시 상승세를 되찾았다.

백금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팔라듐은 대부분 자동차 배기가스 저감장치 촉매로 쓰인다. 세계적으로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팔라듐 수요는 늘어났지만 공급은 원활하지 않아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우한 폐렴 사태에도 반등

지난달 31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물 팔라듐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0.40% 오른 트라이온스당 2246.60달러를 기록했다. 현물은 2287.84달러로 선물보다 높게 거래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이자와 보관비용 때문에 선물 가격이 더 비싸지만 현물가가 더 높은 것은 그만큼 수급 압박이 심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팔라듐은 지난해 현물이 48%, 선물이 55% 뛰어 주요 원자재 중 가격 상승폭이 가장 컸다. 2018년 7월까지만 해도 트라이온스당 1000달러가 채 안 되던 팔라듐 가격은 작년 8월 금값을 앞지르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팔라듐 몸값이 이처럼 높아진 이유는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국까지 세계적으로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를 강화하면서 매연 저감장치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팔라듐은 80%가 가솔린 차 매연저감 촉매 원료로 쓰인다.

공급은 계속 부족하다. 러시아에 이어 팔라듐을 많이 생산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작년부터 정전이 빈번히 발생해 팔라듐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남아공은 세계 팔라듐 공급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에선 팔라듐을 대체할 금속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가격이 주춤할 순 있어도 매수 우위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난달 팔라듐값이 향후 온스당 350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팔라듐 ETF 연초 대비 17% 상승

국내 증시에서도 팔라듐은 인기다. 국내에서 팔라듐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는 KB자산운용이 지난해 출시한 ‘KBSTAR 팔라듐선물(H)’ ‘KBSTAR 팔라듐선물인버스(H)’ 상장지수펀드(ETF)가 있다. 인버스 ETF는 가격 하락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들은 S&P GSCI의 팔라듐 선물지수를 기초지수로 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STAR 팔라듐 선물은 1월 한 달 동안 1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 3개월간 수익률은 24.5%에 달한다.

미국에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에버딘사의 ‘ABERDEEN PHYSICAL PALLADIUM’ ETF가 상장돼 있다. 국내에서도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이 상품은 팔라듐 현물을 100% 편입한다. 이 ETF의 1년 수익률은 70%에 달한다.

일각에선 팔라듐 가격이 그동안 너무 올라 조만간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자동차산업 성장세가 주춤한 데다 전기차 등 매연저감 장치가 필요 없는 신에너지 차로 자동차산업의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추세”라며 “팔라듐값이 정점을 찍고 내려오면 대량 차익 매물 출회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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