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환자 활보한 마트·식당 줄폐쇄…"방역구멍에 장사 망해"

입력 2020-02-02 17:34   수정 2020-02-03 03:43

주말 사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진자가 4명 추가돼 모두 15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감염 이후 격리되기 전까지 지하철과 KTX, 영화관, 대형마트 등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나 해당 지역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들이 방문한 영화관 등 매장은 줄줄이 휴업에 들어갔다. 보건당국은 이들의 이동경로를 추적하고 있지만 조사가 늦어지면서 방역망이 무용지물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2번 환자 영화관에 강릉까지

2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12번째 ‘우한폐렴’ 확진자인 48세 중국인 남성은 일본에 머물다 지난달 19일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일본에서 관광 업무를 보던 그는 일본 내 확진자와 접촉한 뒤 입국해 이달 1일에야 확진 판정을 받았다.

12번 환자는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 2주 동안 영화관에서 두 차례 영화를 관람하는 등 대중과 밀접하게 접촉했다. 그는 지난달 20일 오후 3시 택시를 통해 서울 중구의 음식점을 방문하고 남대문시장에서 쇼핑을 즐겼다. 이후 경기 부천으로 이동해 오후 7시20분 CGV 부천역점 8층 5관에서 영화를 관람했다.

22일엔 오전 9시께 지하철을 타고 부천에서 서울역까지 이동했다. 이후 KTX를 타고 강릉으로 간 12번 환자는 음식점과 커피숍을 방문했고 썬크루즈리조트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23일엔 강릉에서 출발하는 KTX를 타고 오후 2시27분께 서울역에 도착했다.

24일엔 지하철을 타고 수원역으로 이동했다가, 버스를 타고 경기 군포에 갔다. 26일엔 CGV부천역점 8층 4관에서 다시 한 차례 영화를 봤다.

13~15번 환자의 이동경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14번 환자는 40세 중국인 여성으로 12번 환자의 부인이다. 장덕천 부천시장은 “부천 거주 12번 확진자의 동선을 확인한 결과 배우자(14번 확진자)와 대부분 동선이 중첩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13번 환자는 지난달 31일 우한에서 전세기를 타고 귀국한 교민으로 입국과 동시에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격리됐기 때문에 대중과 접촉하지는 않았다. 15번 환자는 지난달 20일 4번 환자와 같은 항공편을 타고 우한에서 입국했다. 9일 만인 29일에야 4번 환자의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가 2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 방문 매장들 잇달아 휴업

일부 확진자의 이동경로가 공개되면서 이들이 감염 중 방문한 곳으로 알려진 매장들은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12번 확진자가 두 차례 방문한 CGV 부천역점은 1일부터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앞서 CGV는 5번 확진자가 방문했던 CGV 성신여대입구점도 지난달 30일부터 휴업 조치를 내렸다.

10번 환자와 11번 환자가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경기 고양시 미용실도 1일 오후부터 휴업했다. 3번 환자와 6번 환자가 다녀간 서울 신사동의 음식점 ‘한일관’도 홈페이지를 통해 이달 5일까지 휴업한다고 밝혔다.

8번 환자가 머문 것으로 확인된 전북 군산시는 이날 당분간 주요 공공시설을 휴장하고 이달 열릴 예정이던 체육대회와 문화행사를 모두 취소하기로 했다. 8번 환자가 방문했던 군산시 이마트도 이날 문을 닫았다. 평소 관광객으로 북적였던 경암동 철길마을의 한 상인은 “원래 주말에는 철길이 관광객으로 가득 차는데 지금은 반의반으로 줄어들었다. 속은 타들어가지만 어쩔 수 없지 않냐”며 한숨을 쉬었다.

경기 고양·부천·수원시와 전북 군산시 등 감염 우려 지역의 일부 학교 개학은 일시 연기될 전망이다. 또한 이날 교육당국에 따르면 경기교육청은 고양·부천·수원시의 모든 유치원을 3일부터 1주일 동안 휴업하기로 했다.

정의진/이지현 기자 justjin@hankyung.com<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

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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