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신고 안 하면 무용지물' 우한폐렴 입국금지 실효성 논란

입력 2020-02-03 09:59   수정 2020-02-03 10:14


국내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확산으로 국민들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우한시를 포함한 후베이(湖北)성에서 온 모든 외국인(중국인 포함)의 입국을 제한하기로 했다.

정부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부처 신종 코로나 대응 회의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구멍 뚫린 대책이란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원지인 중국으로부터의 입국 금지 조치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정부는 오는 4일 0시부터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한국 입국을 전면 금지한다.

정부는 그동안 한중 간 관계 악화를 우려해 중국 방문 입국자 제한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다른 나라들이 잇달아 입국금지 조치를 취하자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은 지난달 31일 신종 코로나와 관련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의 입국을 잠정 금지하고 있다.

호주 정부도 중국에서 출발한 외국인 여행객들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으며 일본 정부는 최근 14일 이내에 중국 후베이성에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하고 있다.

이외에 싱가포르, 이탈리아, 호주, 몽골, 말레이시아, 북한 등도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수 야권에선 이번 대책이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미 중국 정부가 후베이성에 대한 봉쇄령을 내린 지 2주가 지난 상황이다. 또 후베이성 체류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마땅히 없다. 국내에 입국하려는 중국인이 후베이성 체류 사실을 자진신고 하겠느냐는 지적이다.

자유한국당은 대책이 발표된 당일 논평을 통해 "가장 크게 지적돼야 할 점은 입국 금지 대상 지역을 우한폐렴의 진원지인 '후베이성으로 한정'했다는 대목"이라며 "우한폐렴은 중국 후베이성 뿐 아니라 중국 전역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상황이다. 저장성, 광동성, 허난성, 충칭시, 후난성, 안후성, 장시성 등 확진자가 100명을 돌파한 지역만 해도 여러 지역에 이르고 있으며 확진자는 하루가 다르게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후베이성 입국만을 막는 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으며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

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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