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번 환자, 태국 여행 후 발병…광주21세기병원서 7일간 입원치료

입력 2020-02-04 16:03   수정 2020-02-05 01:25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한 지 15일 만에 환자가 16명으로 늘었다. 지난달 중순 태국 방콕과 파타야를 여행한 뒤 귀국한 한국인 여성(42)이 4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환자가 어디에서 감염됐는지 확실하지 않은 데다 폐렴 증상으로 전남지역 의료기관을 수차례 오간 것으로 확인돼 지역사회 추가 감염 위험이 높아졌다.

16번 환자, 감염 경로 오리무중

광주광역시 등에 따르면 16번 환자는 태국 여행을 한 뒤 지난달 19일 전남 무안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설날인 지난달 25일 저녁부터 오한 등의 증상을 호소했고, 이틀 뒤인 27일 94병상 규모의 광주21세기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 같은 날 전남대병원도 방문해 몇 가지 검사를 받았다.

하지만 중국 방문 이력이 없고, 이전에 폐 질환을 앓았기 때문에 의심 환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지난달 28일부터 광주21세기병원에서 딸과 함께 입원 치료받던 환자는 입원 7일째인 지난 3일 증상이 악화돼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16번 환자가 언제, 어디에서 감염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태국에서 환자와 접촉한 뒤 감염됐을 수도 있지만 외국인이 많이 오가는 공항 등에서 감염됐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태국에서 신고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는 국내와 비슷한 19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16번 환자는 이상한 점이 많기 때문에 역학조사를 통해 누구와 태국 현지에서 어떻게 접촉했는지 등을 조사해야 감염 경로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감염지를) 태국이라고 특정하기는 어렵고 조사를 통해 더 정확한 감염 경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병원 내 감염 확산되나

병원 내 추가 감염 위험도 높아졌다. 의료기관들이 16번 환자를 치료하면서 별다른 격리 조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는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환자와 의료진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급격히 늘었다. 병원에는 상대적으로 중증 환자가 많아 이들 중 사망자도 많이 나왔다.

이날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16번 환자의 개인정보가 담긴 파일이 유출돼 논란이 됐다. 16번 환자 가족에게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출된 문건을 통해 자녀들이 다닌 것으로 알려진 고등학교와 어린이집에는 비상이 걸렸다. 광주시는 문서 유출 경위 등을 파악해달라며 수사를 의뢰했다.

인터페론 등 치료에 사용

이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달 4일부터 국내 의료기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항바이러스제인 인터페론과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인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복합제를 사용한 것에 대해 건강보험 혜택을 주겠다고 고시를 바꿨다. 메르스 때도 환자 치료에 썼던 약이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팀도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JKMS)에 국내 1번 환자(35·여)를 치료하는 데 이 약을 썼다고 발표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오는 7일부터 자체 개발한 진단시약을 전국 주요 의료기관에 배포할 계획이다. 1·2차 검사에 24시간 걸리던 검사 시간이 6시간으로 줄어든다. 전국 50여 개 의료기관부터 순차적으로 검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2번 환자(48·남)와 부천역CGV, 군포 더건강한내과 등에서 접촉한 사람이 대거 추가되면서 전체 환자 접촉자는 1318명으로 늘었다. 이들 중 45명이 감시 해제됐다. 이날 기준 의심증상이 있어 유전자 검사 중인 사람은 129명이다.

이지현/광주=임동률 기자 bluesky@hankyung.com<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

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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