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질주하는 테슬라

입력 2020-02-04 18:14   수정 2020-02-05 00:28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2012년 개발한 모델S(퍼포먼스형)는 2.6초 만에 시속 100㎞까지 도달했다. 한 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항속거리는 560㎞에 이른다. 올해 양산될 신형 로드스터의 순간 가속력은 2.0초로 단축되고, 항속거리는 998㎞로 늘어난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최고 성능이다.

테슬라의 기업가치도 급상승하고 있다. 2003년 창립한 테슬라는 나스닥 상장(2010년) 10년 만인 올 1월 시가총액 1000억달러를 돌파했고, 어제 1400억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최대 자동차기업 GM(481억달러)과 100년 넘는 역사의 포드(357억달러), BMW(415억유로)를 더한 것보다 많아졌다.

테슬라가 짧은 기간에 급성장한 비결은 뭘까. 전문가들은 ‘역발상 전략’을 가장 먼저 꼽는다. 대다수 완성차 업체들이 중저가 보급형을 내놓은 뒤 고급차 시장을 공략한 것과 달리 테슬라는 고가 스포츠카부터 선보이며 상류층을 공략했다. 최고급 스포츠카 로드스터는 10만달러 이상의 고가인 데도 예약판매 단계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두 번째는 ‘차별화된 기술력’이다. 테슬라는 연구개발에 집중해 많은 특허를 확보했다. 특허의 70%가 배터리 기술이다. 이를 통해 30분만 충전해도 300㎞를 달릴 수 있는 ‘고속충전 기능’을 갖췄다. 세 번째는 ‘판매 방식 혁신’이다. 테슬라는 딜러를 거치지 않고 온라인으로 주문받아 차를 인도한다. 기존의 미국 중국 공장에 이어 내년 독일 공장까지 완공되면 자동차 3대 시장(미·유럽·중국)에 생산거점을 모두 확보한다.

‘테슬라 질주’의 진짜 주인공은 ‘괴짜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주한 그의 사업 방식은 실현 가능한 것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먼저 상상해놓고 실현 방법을 찾는 것이다. 전기차뿐만 아니라 태양광, 우주 사업 등 ‘세상에 없는 아이디어’를 끝없이 내놓으며 최고의 ‘혁신 경영자’ 이미지를 각인시킨 것도 소비자들을 열광케 한 요소다.

이렇게 해서 테슬라는 단순한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바퀴 달린 첨단기술 기업’이 됐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앞으로 자율주행차와 카셰어링 시대가 보편화되면서 근본적인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며 “한국 완성차 업체들도 빨리 변신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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