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만원 마스크, 23만원에 팔더니 '잠수'…원성 봇물

입력 2020-02-05 11:25   수정 2020-02-05 11:48

한 오픈마켓의 마스크 판매자가 상품 가격을 비정상적으로 올린 뒤 물건을 배송하지도 않고 판매 페이지를 삭제해버리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해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다.

직장인 선모 씨(35)는 지난달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을 예방하기 위해 한 오픈마켓에서 KF94마스크를 구입했다. 선씨가 결제할 당시 마스크의 가격은 60개에 약 1만원이었다. 평소와 달리 배송이 지연돼 이틀 뒤 배송조회 페이지에 들어가 조회해보니 동일한 상품이 약 23만원에 팔리고 있었다.

선 씨는 '그나마 1만원 대에 상품을 구입해서 다행이다'라는 마음으로 마스크를 기다렸지만 상품은 계속해서 배송되지 않았다. 이틀 뒤 다시 주문 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해당 상품페이지가 삭제돼있었다. 선 씨는 "판매자에게 따로 연락을 해봤지만 답장을 받지 못했다"면서 "상품을 받을 수는 있는 건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건지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해당 오픈마켓 관계자는 판매자가 가격을 급격하게 올려 페널티를 받아 페이지가 삭제됐을 수도 있고, 판매자가 재고가 없어 자체적으로 페이지를 삭제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악의적으로 물건의 가격을 높이고 배송을 지연하는 판매자들에 대해서는 상품 노출 제한 등 페널티를 부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판매자가 오픈마켓으로부터 퇴출을 당한 것이든 자체적으로 판매 페이지를 삭제한 것이든 소비자가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상품페이지가 없어졌다고 하더라도 결제 내역이 남아있기 때문에 선씨가 원한다면 마스크 주문을 취소하고 금액을 환불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제한 금액을 환불해주는 정도의 조치는 미흡하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지적이다. 선 씨와 비슷한 일을 겪은 주부 정모 씨(29)는 "재고가 없다는 사실을 빨리 알려주기라도 했으면 다른 곳에서 구매했을 것"이라면서 "늑장대응에 대한 추가적인 배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마스크 가격을 안정화해달라", "마스크 판매자들의 횡포를 막아달라"는 취지의 청원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한 청원인은 25000원(50매)에 샀던 KF94 마스크가 몇 시간이 지나자 4만원, 6만원으로 가격이 바뀌더니 결국 10만원이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청원인은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마스크 판매자들의 횡포를 막고 처벌해달라"면서 "마스크 가격을 적절한 선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정부가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판매자뿐만 아니라 판매를 중개하는 오픈마켓 측을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한 청원인은 "쇼핑몰에 직접 항의를 해도 '가격에는 관여 안 한다'며 나 몰라라 하고 있다"면서 "이번 기회에 일벌백계해야 나중에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뒤늦게 정부는 보건용 마스크 및 손소독제 등에 대한 폭리 목적의 사재기와 판매기피 행위를 막겠다며 부랴부랴 대응에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5일 0시부터 보건용 마스크와 손 소독제 매점매석 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를 시행했다. 이번 고시에 따라 보건용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매점매석한 생산자와 판매자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매점매석 행위 금지 적용대상 물품은 보건용 마스크, 손소독제 두 가지이며, 적용 대상자는 생산자와 판매자다. 조사 당일을 기준으로 작년 월평균 판매량의 150%를 초과해 5일 이상 보관하는 행위를 매점매석으로 판단한다. 해당 고시는 오는 4월 30일까지 시행된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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