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K] "BTS처럼"…식품한류 'K아몬드', 만수르도 먹는다

입력 2020-02-06 13:56   수정 2020-02-0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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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중국 티몰 수입 견과류 매출액 1위.

중국 광군제(11월11일) 당일 티몰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360만위안(약 6억원) 달성.


아몬드를 전량 수입하는 한국 업체 길림양행이 거둔 성과다. 지난달 17일 명동 팝업스토어 허니버터아몬드프렌즈(HBAF)에서 윤문현 길림양행 대표와 만나 수출 과정을 엿들었다. 해당 매장은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전체 고객 중 70%가 외국인 관광객이다.

지난달 중국 티몰서 바이어 4명도 매장을 찾아왔다. 윤 대표는 "티몰서 바이어 4명이 와서 경기도 광주 공장을 투어하고, 명동 플래그십도 들렸다"며 "광군제 때 성과를 보고 더 키울 브랜드인지 확인하러 온 것으로, 우리의 아몬드 제품을 확대하는 데 확신을 얻고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특히, 티몰 바이어는 길림양행의 빠른 제품 생산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티몰 바이어들이 M&M 같은 경우도 제품 내는 데 6~8개월은 걸리는 데 너희는 단시간에 어떻게 빨리내느냐며 놀랬다"며 "대표인 제가 직접 허니버터아몬드도 개발한 경험도 있고, 바로 개발에 들어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길림양행은 2014년 12월 허니버터아몬드를 출시한 후 와사비맛· 등 총 23개 종류의 아몬드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11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수출 비중은 총 매출의 30%정도다. 지난해 총 6000톤의 아몬드를 수입했고, 이는 다시 수출로 이어졌다. 길림양행의 지난해 수출 금액은 2018년보다 80% 증가했다.

◆ 허니버터아몬드 해외 수출 1등 공신

허니버터아몬드는 해외 수출 물꼬를 튼 1등 공신이다. 생아몬드를 수입해서 팔던 길림양행은 견과류 시장이 치열해지자 사업에 고비를 맞았다. 그는 "가공견과의 인기가 떨어졌고, 마트PB사업도 겨우 본전을 찾는 수준이었다"며 "매출만 커지고 수익은 안 나는 구조로, 새로운 활로 모색이 절실한 때였다"고 회상했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는 찾아왔다. 2014년 GS25로부터 의뢰를 받았다. 당시 허니버터칩 열풍이 불던 때 허니버터를 아몬드에 붙여보자고 제안한 것이다. 길림양행은 1주일 만에 허니버터아몬드를 내놓았다. 윤 대표가 미리 시즈닝 아몬드를 개발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는 "GS25로부터 제안을 받기 2년 전 미리 시즈닝 아몬드를 만들어뒀다"며 "남의 쿠키 공장을 빌려 여러 달 동안, 아몬드를 구워 시즈닝이 달라붙으면서도 끈적이지 않는 아몬드를 개발해놨다"고 밝혔다.



◆ 수출액 1위는 중국...연간 300억원 팔아

국내에 허니버터아몬드의 열풍이 불자 수출 물꼬도 자연스럽게 열렸다. 윤 대표는 "중국에서 우리 공장으로 직접 수출을 하고 싶다는 보따리상(따이공)들이 찾아왔다"며 "따이공 혼자 6~7억원 정도의 물량을 가져갔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따이공들에겐 무조건 현금을 받고 외상없이 팔았다"며 "수출이라고 해서 가격을 무조건 낮추진 않고 오히려 비싸게 팔았다"고 설명했다. 당시엔 허니버터아몬드의 인기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니버터아몬드가 장기적으로 잘 팔릴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윤 대표는 "우리 제품은 스낵류지만 몸에 좋은 견과를 사용해 계속 먹을 수 있게 포지셔닝하고, 우수한 제품 라인을 확장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이에 따이공을 통한 거래 대신 정식 수출 절차를 밟게 됐고, 정식 통관 절차를 통해 바이어가 세금을 내더라도 우리 회사 마진에서 깎는 식으로 투명하게 거래했다"고 밝혔다.

도매상들끼리 가격 경쟁을 벌이는 것을 지켜본 후 한 곳에만 판매권을 줬다. 윤 대표는 "통관 때 거짓말을 하는 업체와는 거래를 끊고, 업체들의 마케팅 역량 등을 보고 한 곳에만 판매권을 몰아줬다"며 "정식 통관 절차를 밟도록 했기 때문에 사드 여파에도 중국 매출은 큰 하락 없이 견조하게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선 온라인몰 외에도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현지 중국 커피 1위 업체인 루이싱 커피에서도 허니버터아몬드를 팔고 있다. 윤 대표는 "루이싱 커피의 경우 월 1억원 정도 매출을 올리고 있고, 현지 소매시장에서 연간 약 3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허니버터아몬드와 허니버터믹스넛·카라멜 등 6~7개 종류를 팔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홍콩의 경우엔 와사비맛이 더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2년 전 홍콩의 명동으로 불리는 거리에 갔는데 화장품 매장인데도 모두 우리의 허니버터아몬드를 팔고 있었다"며 "가슴이 벅찰 정도로 감격스러웠지만, 동시에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교차했던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 만수르 앞에 놓은 K아몬드…라마단 필수품

지난해 한일 관계 악화에도 일본 매출은 급증했다. 지난해 일본 매출은 전년 대비 458% 증가했다.

윤 대표는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았던 탓에 매출 증가율이 급성장했다"며 "우리 제품은 한글 그대로 써져 있지만 일본 사람들의 구매가 많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더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보고 있다. 그는 "현재 편의점으로는 패밀리마트의 일부 프리미엄 샵에만 들어가 있는 상태로, 본격적으로 진출을 확대하면 엄청 커질 수 있는 시장으로 보고 있다"며 "일본은 와사비맛보다 카라멜·흑당 밀크티 아몬드 종류의 매출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길림양행은 아랍에미리트(UAE)에도 수출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허니버터아몬드는 만수르 왕자가 참석한 아랍에미리트의 행사에도 등장했다.

지난해 5월 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열린 UAE 최대 스포츠 행사 '자이드 스포츠 토너먼트(zayed sports tournament)' 개막식에서다. 행사에 참석한 만수르 왕자(오른쪽 두 번째) 앞에 허니버터 아몬드(원 안)가 놓여 있었다. 윤 대표는 "두바이 에이전트가 아랍권까지 담당하고 있는데 아랍권도 먼저 수출 요청이 와서 진행하게 됐다"며 "만수르 왕자 앞에 협찬 제품으로 올라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중동 쪽은 전 세계 아몬드 시세를 주무를 만큼 소비가 많은 시장이다. 그는 "연간 국제 아몬드 시세가 출렁이는 사건 중 하나가 아랍에서 라마단 기간을 준비하기 위해 아몬드를 얼마나 사들이냐에 관한 것"이라며 "금식을 하는 라마단 기간에 아몬드를 먹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아몬드 소비가 많은 큰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 미국 아몬드공장 구매 계획…"BTS처럼 우리도"

올해 아몬드 맛도 5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허니버터 외에 다른 맛의 제품들도 단순히 형식적인 게 아니라 매출을 내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며 "곧 민트초코를 출시할 계획이고, 올해 맛을 50개까지는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국내를 비롯해 해외에도 명동점과 같은 플래그십 스토어를 만들 예정이다.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는 한달 시식 비용으로만 7000~8000만원을 사용한다. 무제한 시식으로 허니버터아몬드 외에도 와사비맛·카라멜 등 다른 맛의 매출이 견조하게 늘고 있다.

윤 대표는 "계급장을 떼고 승부를 했더니 허니버터아몬드보다 다른 제품이 더 잘 나갈 때가 있다"며 "허니버터아몬드 외에 다른 제품군들의 매출이 꾸준하게 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강조했다.

플래그십 스토어도 가격 원칙을 지키고 있다. 윤 대표는 "객단가가 100만원인 고객이 나올 때도 있다"며 "아몬드는 우리나라 제품이 아니지만, 외국인들이 사가는 것은 맛있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팝업스토어 매장을 홍대·강남·코엑스로 확대하고, 향후 중국 상해와 일본 도쿄에도 매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강원도 원주에도 공장을 만들고 있으며, 2022년 완공 예정이다. 윤 대표는 "현재 광주 공장만으로는 수요에 맞추기 힘들어 해외 매출처를 더 늘리고 싶어도 물량이 달리는 상황"이라며 "원주 공장은 전 자동화해서 사람의 손을 최대한 거치지 않도록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해외 매출을 더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길림양행은 중국(홍콩, 대만 포함) 일본 베트남 싱가폴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러시아 UAE 등 16개국에서 아몬드를 판매하고 있다.

윤 대표는 "현재 미국은 한인마트 위주나 월마트 일부 지역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미국 전역 월마트에 입점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미국에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미국엔 아몬드 농장을 사들인 뒤 현지 공장도 세울 계획이다. 그는 "미국에서 성공하면 남미와 유럽에도 쉽게 진출할 수 있다고 본다"며 "최근 한류 붐을 일으키는 BTS처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회사로 자리잡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사진 =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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