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시스템반도체 매출 역대 최대…비메모리 세계 1위 시동 걸었다

입력 2020-02-09 18:04   수정 2020-02-10 02:18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4월 ‘2030년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 달성’을 선언했다. ‘메모리만 1등’이란 반쪽짜리 대신 완전한 반도체 1위 타이틀을 갖기 위해서다. 비전 선포 첫해인 작년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사업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이미지센서, 통신칩, 디스플레이 구동칩 등 주력 제품이 고루 잘 팔렸다.

20년 만에 매출 7000억원→13조원

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이 사업부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CMOS이미지센서(CIS),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 시스템 반도체(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한 제품) 개발과 판매를 주력사업으로 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은 2018년보다 10% 정도 증가한 13조원으로 추정된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시스템LSI사업부 임직원이 ‘비전 2030’의 첫해인 지난해 최대 매출을 달성해 고무돼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전체 반도체 부문의 실적은 공시하지만 시스템LSI사업부만 따로 발표하진 않는다.

시스템LSI사업부가 출범한 건 1997년이다. 당시 삼성 최고의 반도체 전문가로 불렸던 진대제 삼성전자 부사장이 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맡으면서 사업부 간판을 ‘마이크로’에서 시스템LSI로 바꿔 달았다. 그는 3년간 사업부장을 맡으며 시스템 반도체 사업의 기틀을 닦았다. 당시 연간 매출은 7000억~8000억원 정도였다.


중국 업체에 엑시노스 납품 확대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서 영입한 외부 인재들의 활약으로 시스템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이 향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0년 퀄컴에서 옮겨와 시스템LSI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강인엽 사장이 대표적이다. 강 사장은 삼성전자 통신칩 브랜드 ‘엑시노스’ 확대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5세대(5G) 이동통신용 통합칩셋 ‘엑시노스 980’ 샘플 공급을 시작했다. 석 달 뒤인 11월 세계 3위 5G 스마트폰 업체 중국 비보는 삼성전자 5G 통신칩을 채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최대 매출 달성에도 엑시노스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호 시스템LSI사업부 전무는 지난달 30일 실적발표회에서 “5G 모뎀 경쟁력을 바탕으로 경쟁사보다 뛰어난 통합칩셋 경쟁력을 갖췄다”며 “중국 비보와 후속모델 확대 적용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 반도체 업체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출신 박용인 부사장이 이끌고 있는 시스템LSI사업부 센서사업팀도 매출 증대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센서사업팀은 스마트폰·차량용 이미지센서 등의 개발·판매를 담당한다.

시장조사 업체 TSR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이미지센서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17.9%(2019년 기준)로 세계 1위 일본 소니(49.1%)를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이미지센서 부문 매출은 30억8180만달러(약 3조6200억원)로 추정된다. 2018년 매출 27억7500만달러(약 3조3100억원)보다 10%가량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1억800만 화소 초고화질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를 공개했다. 이 제품을 중국 샤오미 등에 납품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고객을 중심으로 고화소 이미지센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 생산을 늘려 매출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퀄컴 등 각 분야 1위 업체 극복해야

삼성전자 안팎에선 시스템LSI사업부가 성과를 내고 있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신칩 시장에선 미국 퀄컴과의 격차가 꼽힌다. 스트래티지에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AP시장 점유율은 퀄컴이 36.4%로 세계 1위다. 삼성전자는 12.7%로 하이실리콘(14.6%) 미디어텍(11.0%) 등과 3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미지센서 분야에선 소니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소니는 이미지센서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오는 4월 일본 오사카에 설계 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엔 나가사키에 1조원을 투입해 대규모 이미지센서 공장을 짓는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황정수/정인설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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