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정봉주는 조국이 아니다 …'나꼼수 팬덤'이 지켜주지 않아"

입력 2020-02-09 22:42   수정 2020-02-09 22:50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더불어민주당이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던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총선 후보 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내리기까지 장고를 거듭한 데 대해 "나꼼수 팬덤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9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나꼼수 팬덤은 오래 전에 조국 팬덤으로 진화(?)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진 교수는 "그런데 불행히도 정봉주는 조국이 아니다"라며 "따라서 그 팬덤이 조국을 지켜주듯이 정봉주를 지켜주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 진중권 "정보주 나꼼수 팬덤 힘 믿고 출마하겠다고 나서"

이어 "정봉주가 감히 출마하겠다고 나선 것은 팬덤의 힘을 믿었기 때문이다"라며 "2012년 총선 때 조국 교수가 김용민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어서 신속히 자르는 게 좋다고 했는데, 민주당에서는 결국 김용민 카드를 접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때 김용민을 끝까지 고집한 사람이 바로 정봉주였다"면서 "결국 정봉주가 감옥 간 사이에 자기 지역구 찜해놓으려다 선거 자체를 말아먹은 꼴이 됐죠다. 한 마디로 한 정당의 결정을 좌우할 정도로 나꼼수의 위세가 강했다는 얘기다"라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민주당 지도부는 절대 후보자격 주고 싶지 않을 것이다"라며 "그렇다고 그냥 내쳤다가는 팬덤의 지지를 잃고 그들의 '양념' 공세에 시달릴 테니, 알아서 물러나주는 게 좋은데, 정봉주가 알아서 물러날 사람이 아니라 골치 아플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8년 전인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나꼼수' 멤버인 김용민 당시 서울 노원갑 후보의 막말 파문이 있었다. 김용민은 당시 여성 비하 등의 발언으로 문제가 됐고, 이 논란이 총선 패배는 물론 그해 대선 실패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회자하고 있다.

김용민의 막말로 회자되는 유튜브 영상에서 그는 "미국에 대해서 테러를 하는 거에요. 유영철을 풀어가지고 부시, 럼스펠드, 라이스는 아예 강간(성폭행)을 해가지고 죽이는 거예요"라고 말한다.

또 출산율 저하문제를 논의하면서 "출산율이 오를 때까지 매일밤 10시부터 등화관제 훈련을 실시합니다. 불을 켜는 XXX들은 다 위에서 갈겨. 헬기로 XXX하면서…"라고 말하는가 하면 "지상파 텔레비전이 밤12시에 무조건 X영화(성인영화)를 두세시간씩 상영을 하는 겁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피임약을 최음제로 바꿔서 팔고" 등의 이야기도 서슴없이 내뱉었다.



◆ 민주당 공관위 "국민적 눈높이 우선하는 공당 책임 다하려 정봉주 부적격 판정"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오늘 공관위는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해 예비후보자 부적격 판정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공관위는 “정 전 의원이 관련 1심 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바 있어 다각적인 논의를 진행해 왔으나, 국민적 눈높이와 기대를 우선하는 공당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부적격 판정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간 민주당 지도부는 국민 정서를 고려해 미투 및 부동산 문제에 대해선 철저히 '무관용' 입장을 세웠다. 이에 정 전 의원도 사실상 출마가 어렵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민주당은 앞서 영입인재 2호였던 원종건 씨가 '미투 논란'으로 물러나는 등 홍역을 치뤘기 때문에 또다시 미투 논란에 휘말릴 경우 총선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공관위는 지난 6일에 이어 이날 오전에도 여의도 당사에서 예비후보자 면접 직전 회의를 열고 정 전 의원 문제를 논의했지만, 또 심사를 보류했다. 일각에서는 정 전 의원에 대해 재차 판단이 보류된 것을 두고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경우와 같이 스스로 물러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오후에는 이해찬 대표까지 직접 나서서 정 전 의원과 면담을 진행했으나 그는 끝까지 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면담을 마친 정 전 의원은 "내가 왜 출마 의사를 접어야 되느냐. 부적격 근거가 없는데"라며 거듭 출마 의지를 강조했지만 결국 민주당에서 후보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서 불출마 또는 무소속 출마 중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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